이휴원 신한투자 사장, '임금피크제' 파격실험 성공할까?
2010-06-03 14:45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이휴원 신한금융투자 사장(사진)이 증권업계 최초로 정년 연장용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은행 출신인 그는 증권업계가 개인별 성과급을 지나치게 단기 실적에 연동해 지급하는 점을 취임 직후부터 누차 지적해왔다.
증권가에선 보기드문 모험을 감행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내년 7월 시행하게 되는 임금피크제는 직군별로 기본급이 37~47% 줄어드는 대신 만 58세까지 정년을 보장받는 제도다.
한국 나이로 53세가 되는 직원이 승진하지 못하면 상무이사 대우를 받는 계약직 직원으로 전환하거나 명예퇴직 또는 임금피크제(전문위원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줄어든 기본급 대신 같은 직급 직원보다 성과급 지급률을 3% 상향 조정해 줄어든 기본급을 보충해 준다.
이번 제도 도입은 전적으로 최고경영자(CEO)인 이휴원 사장의 경영 원칙에 근거한 조치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사장의 도전이 성공할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은행과 달리 증권사는 시장의 역동성에 재빨리 대응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 증권업계는 대부분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개인성과 중심으로 철저하게 인사평가가 이뤄지는 곳이다. 정년보장을 약속하는 신한투자의 임금피크제가 그만큼 이례적인 제도라는 말이다.
이러 과감한 결정엔 노조위원장 경험이 크게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원만한 노사관계를 이끌어 온 이 사장은 그간 개인보단 팀워크 중심의 조직문화를 강조해왔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신한금융투자의 실적이나 기업문화에 가지고 올 시너지가 더 크다고 판단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대형사에 비해 인력이나 투입할 수 있는 자원이 제한된 신한금융투자로선 이번 제도가 특효처방이 될 것이란 것.
노동조합도 상시 구조조정이 활발해 상대적으로 근속연수가 짧은 증권업계 특성을 감안하면 기본급은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정년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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