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시프트-1] 르포/부실공사로 고통 받는 입주민
서울 강동구 강일1지구 4단지 408동 15층에서 옥상으로 올라가는 벽면에 커다란 균열이 발생해 계속 진행되고 있다. |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2007년 도입돼 지난해부터 본격 입주를 시작한 서울시의 장기전세주택(시프트) 단지 입주민들이 부실공사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다.
더욱이 시행기관인 SH공사와 시공사의 '땜질식' 하자보수로 비만오면 발코니와 화장실 등의 벽면에 물이 흘러내리는 세대가 많아 장마철을 앞두고 주민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7일 오전 11시 서울 강동구 강일1지구. 7~8명의 입주민들이 모여 이 아파트의 부실시공과 SH공사ㆍ시공사의 성의없는 하자보수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관련기사 3면>
이들은 시공사의 부실공사로 지난 겨울 수도계량기가 3~4차례나 동파되는 세대가 많았고, 화장실과 발코니 벽면에 심각한 누수현상이 있는 데도 근본적인 하자보수는 커녕 페인트칠만 반복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지구 4단지에 입주한 A씨는 지난 겨울 수도계량기 동파로 네차례나 교체공사를 해야 했다. 이 아파트는 계단식으로 수도계량기가 현관문 바로 옆에 설치돼 있었다. A씨는 "현관문 밖 계단부에 단열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주민들이 수도계량기 동파에 시달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지구 2단지 입주민 B씨는 심각한 누수에 고통받고 있다. 발코니와 화장실 벽면의 누수는 2~3차례의 보수에도 나아진 게 없다. 이로 인해 날씨가 풀리면서 곰팡이가 심하게 발생, 극심한 악취 속에 생활하고 있으며, 장마철을 앞두고 근본적인 보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B씨는 "누수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 보수해야 함에도 SH공사나 시공사 측은 원인이 무엇인지도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누수가 있었던 곳에는 곰팡이가 심하게 피어 있는데도 하자보수를 한다며 페인트 덧칠만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4단지 입주민 C씨도 "지난 겨울 입주가구 80% 정도가 결로현상으로 고통을 겪었으며, 자신의 집도 결로로 인해 온통 곰팡이가 뒤덮어 심한 악취에 고통받고 있다"며 "아파트 계단이나 옥상에 크고 작은 균열도 다수 발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4단지 408동 1층 출입구부터 계단 쪽에는 미장과 골조의 연결 부분이 심하게 갈라져 있었으며,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에도 벽면에 커다란 크랙이 발생해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2단지에 조성된 아이들의 독서 공간인 문고에도 창틀과 벽면이 3~5mm 정도 벌어져 있었다.
이 밖에도 상계동 장암지구에선 고질적인 누수와 바닥재 들뜸현상에 주민들이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보수공사 또한 날림으로 진행된다는 것이 입주민들의 설명이다.
하자보수를 마친 입주민들은 "결로나 바닥 들뜸, 벽면 균열도 모두 실리콘으로 때우는 게 하자보수의 전부였다"며 "반복되는 하자보수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이 아파트를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SH공사 조경래 고객서비스단장은 "결로는 새로 지은 아파트에서는 콘크리트가 마르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다"며 "대부분의 입주민들이 아파트에 살아보지 않아 몰라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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