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앞두고 '줄도산' 공포에 휩싸인 건설업계

2010-05-31 15:25
늦어도 6월 말 살생부 윤곽 드러날 듯 건설업계 무조건 '도덕적 해이'는 억울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6월이 시작되자 건설업계가 줄도산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금융권의 건설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가 늦어도 이달말까지 발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31일 금융감독원과 시중은행들에 따르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채권은행의 건설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가 6월 말까지는 마무리될 예정이다. 따라서 시중에 떠돌고 있는 워크아웃과 퇴출 건설사가 조만간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건설업계의 구조조정 강도가 어느 해보다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가 굳건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최근 라디오 연설 등에서 건설사의 부실을 '도덕적 해이'라며 건설업계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강조한바 있어 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성원건설·남양건설·풍성주택 등 중견 건설사들이 줄줄이 쓰러진 데다 비교적 탄탄한 회사로 평가 받던 성우종합건설마저 모기업인 현대시멘트와 함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져 건설업계가 총체적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또한 시중에는 J기업의 자금 악화설, 유동성 위기로 인한 D건설과 N토건의 워크아웃 추진설, D토건의 경영 위기설 등이 업계의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회사 경영의 1차 목표가 재무건전성 확보가 됐다"며 "이익이 남아도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기 보다는 금융권에 빚 갚기 바쁘다"고 말했다.

실제로 건설업의 부채 비율은 다른 업종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국토해양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건설경제 주요통계' 자료에 따르면 건설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219%로 같은 기간 제조업의 102.6% 보다 2배 이상 높다. 반면 자기자본비율은 31.3%로 제조업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낮았다.

최근 발표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건설부문의 재무건전성 악화에 대한 평가' 보고서도 건설사가 시행사에 해주는 지급보증까지 감안하면 건설업의 부채비율은 500%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기업금융개선국 관계자는 "현재 채권은행들이 전 업종에 대해 상시적인 신용위험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건설업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부실 등으로 부채 비율이 높아 주요 구조조정 대상"이라고 말했다.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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