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MS 제치고 세계 최대 IT기업 등극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애플이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업체로 등극했다.
26일(현지시간) 샌프랜스코크로니클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 마감가 기준 애플의 시가총액은 2221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애플은 MS(2192억달러)를 밀어내고 정유기업 엑손모빌(2786억달러)에 이어 시총 기준 미국 2위 기업이 됐다.
애플-MS 주가 등락률 추이(출처:CNN머니) |
외신들은 애플이 거둔 성과는 음악 및 휴대폰 산업에서 리스크를 감수하며, 끊임 없는 도전의식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낸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인생역전'의 결과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애플이 MS를 압도한 것은 미국 기업사에 있어 가장 놀라운 대반전 가운데 하나라고 극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적악화로 회사에서 쫓겨났던 잡스가 10여년만에 복귀한 1997년 9월 16일 애플 주가는 5.49달러에 불과했고 회사는 부도위기에 몰려 있었다. 돌파구가 필요했던 그는 고객의 취향이 업계를 주도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고객 가치에 집중했다. 그 결과물이 2001년 첫 선을 보인 MP3플레이어 '아이팟'이다. 이어 스마트폰 '아이폰'과 태블릿PC '아이패드'로 잇달아 대박을 터뜨린 잡스는 애플 주가를 복귀 당시보다 4346% 높은 244.11달러로 끌어올렸다. 최근 5년간 애플 주가는 600% 올랐지만 MS 주가는 5% 오르는 데 그쳤다.
샌프랜시스코크로니클은 잡스가 경영에 복귀한 1997년 MS가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며 애플을 위기에서 구했지만 이젠 상황이 역전됐다고 지적했다. 쇼 우 카우프만브라더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당시 MS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영역을 조정하고 아이팟과 아이폰 등 혁신 제품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최고조에 달한 잡스의 선견지명을 보여 주는 여러 사례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애플은 여전히 컴퓨터를 팔고 있지만 아이팟과 아이폰 등을 통해 얻는 매출에 비하면 컴퓨터 매출은 절반에 불과하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PC와 스마트폰은 각각 3억600만대, 1억7200만대로 아직 PC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이 PC보다 5배 이상 빠른 매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오픈마켓 이베이의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티엘은 "MS는 현상유지에 급급하고 있지만 애플은 자신과의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있다"며 "애플이 MS를 제친 것은 무척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NYT는 IT업계의 경쟁구도가 'MS 대 애플'에서 '애플 대 구글'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글은 이미 안드로이드폰과 모바일 광고 등을 내세워 스마트폰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구글은 시총 1514억달러로 애플에 크게 못 미치지만 잠재력이 큰 인터넷TV시장에서는 애플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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