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혼건수 전년대비 6.4%↑..성격차 46.6%

2010-04-21 13:55



(아주경제 강하수 기자) 지난해 이혼 건수는 전년보다 6.4% 증가한 12만 4000건으로, 2007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09년 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은 12만4000건으로 2008년 11만6000건보다 7500건(6.4%) 증가했다. 연도별 이혼 건수는 2003년 16만6600건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다 6년만에 증가세로 반전된 것이다.

결혼정보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혼의 주요 사유는 성격차이가 46.6%, 경제문제가 14.4% 순"이라며 "가족 간 불화, 성격차이 등을 차지하는 구성비는 전년보다 다소 줄었으나 배우자 부정과 경제문제는 전년보다 증가했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이혼건수가 늘어난 것이 2008년 이혼숙려제 도입의 영향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혼숙려제란 성급한 이혼을 막기 위해 이혼의사를 확인한 후 미성년 자녀가 있을 경우 3개월, 없을 경우 1개월의 숙려기간을 두는 제도를 말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혼숙려제가 2008년 6월 시행되면서 같은해 7~9월 신고공백으로 이혼건수가 크게 감소했다"며 "2008년 이혼건수가 예년에 비해 낮게 나타났기 때문에 지난해 이혼건수가 늘었지만 건수 자체는 2007년(12만4100건)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침체기 때 이혼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작년의 경우 예상보다는 적은 것 아닌가 싶다"며 "이혼숙려제로 인해 이혼을 신중히 결정하게 된 결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구 1천명당 이혼건수인 조(粗)이혼율은 2.5건으로 2008년(2.4건)보다 0.1건 증가했지만 2008년만 제외하면 1997년 2.0건 이후 최저치다.

또 유배우자 1000명당 이혼건수인 유배우 이혼율은 5.1건으로 전년보다 0.3건 증가했지만 관련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후 2008년을 제외하면 최저치다. 유배우 이혼율이 5.1건이라는 것은 지난해 부부 100쌍당 1.02쌍이 이혼했다는 뜻이다.

평균 이혼연령은 남자 44.5세, 여자 40.7세로 전년보다 0.2세 상승했다. 10년 전인 1999년과 비교해 남자는 4.5세, 여자는 4.3세 상승해 이혼시기가 갈수록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초혼연령이 상승한데다 20년 이상 동거부부의 이혼비중이 증가한데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혼부부의 평균 동거기간은 12.9년으로 전년보다 0.1년 증가했고, 10년 전보다는 2.0년 늘었다.

이혼부부 중 0~4년 동거부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27.2%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20년 이상(22.8%), 5~9년(19.1%), 10~14년(16.1%), 15~19년(14.8%) 순이었다.

10년 전과 비교할 때 20년 이상 동거부부의 이혼비중이 9.3%포인트 높아진 반면 나머지 연령층의 비중은 감소, '황혼이혼'을 비롯한 고연령층의 이혼 증가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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