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투협 통합 1년을 회원사 배려 계기로

2010-04-21 16:51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금융투자협회가 작년 2월 증권업협회ㆍ자산운용협회ㆍ선물협회를 통합해 출범하면서 화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다. 앞서 2005년 증권거래소ㆍ선물거래소ㆍ코스닥을 합쳐 한국거래소를 만들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지금도 거래소 노조는 둘로 분리돼 있을 뿐 아니라 이를 다시 셋으로 나누려는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비해 금투협 노조는 최근 통합 1주년을 맞이해 서로 자축하는 자리를 가질 만큼 짧은 기간에 화합을 이뤄냈다.

문제는 성공적인 조직 통합에 비해 그동안 업계와 소통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금투협은 이름 그대로 회원사인 금융투자회사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이지만 그동안 업계를 살피는 데 소홀했다. 당장 펀드 실명제와 애널리스트 공시제가 의견 수렴 부족으로 반발을 사고 있다. 지금부터 금투협은 회원사를 끌어안아야 한다. 업계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금융투자회사도 회비를 내면서 금투협 회원사로 있을 이유가 없다.

물론 금투협이 추진하는 펀드 실명제와 애널리스트 공시제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환영할 만하다. 그런데도 회원사가 반발하는 것은 업계를 무시한 탓이다. 펀드 실명제는 상품 수익률을 광고할 때 펀드매니저 이름을 넣도록 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펀드매니저 1인이 단독으로 운용하는 게 아니라며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 공시제도 마찬가지다. 강세론 위주인 기업분석보고서를 객관적으로 만들겠다는 취지와 달리 업계는 자율성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금투협은 통합 출범 1주년을 자축하기에 앞서 회원사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이익단체인지 상위기관인지 헷갈릴 정도라는 푸념이 업계에서 나올 지경이 돼서는 안 된다. 이연임 금투협 노조위원장은 "통합을 서둘렀던 것이 오히려 조직을 빠르게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말한 바 있다. 회원사를 배려하는 일 역시 아무리 서둘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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