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제표 확정… '솎아내기' 본격화
기업들의 지난해 재무제표가 이달 중 확정됨에 따라 다음달부터 기업평가 및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한다.
채권은행들은 오는 6월 말까지 금융권 신용공여가 500억원 이상인 대기업그룹(주채무계열)에 대한 신용평가를 실시해 '불합격' 판정을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5월 말까지 재무개선약정(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또 기업구조조정촉진법 대상이 아닌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다음달 중으로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표준화'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당국과 채권은행들에 따르면 채권은행은 이달 말까지 기업들의 2009년 기준 확정 재무제표를 제출받아 오는 4월부터 일제 정기 신용위험평가에 돌입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신용공여가 500억원이 넘는 대기업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반드시 신용위험 평가를 실시하고, 중소기업은 은행들의 자율적 평가에 따라 6월 말까지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실화 우려가 있는 세부평가 대상을 선정하는 기본평가는 4월 말까지 진행된다.
이후 5~6월에는 이들 기업에 대한 종합평가를 통해 A(정상)·B(일시적 유동성 부족)·C(워크아웃)·D(법정관리)로 구분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금융권 총 신용공여액의 0.1%가 넘는 주채무계열을 대상으로 한 재무구조 평가도 4월부터 시작된다.
채권은행은 불합격 판정을 받는 그룹을 대상으로 5월 말까지 재무개선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지난해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총자산회전율·매출액영업이익률 등을 평가해 45개 주채무계열 중 10곳과 재무개선약정을 체결하고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지난해와 같은 평가기준이 지나치게 획일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올해는 은행연합회 주관으로 현금흐름을 비롯한 유동성 지표를 추가하는 등 평가기준을 보완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재무안전성과 현금흐름, 유동성 등을 구체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며 "재무안정성은 총차입금과 자기자본비율을, 현금흐름은 EBITDA(현금창출능력)와 총차입금, 유동성은 현금성 자산과 유동성 부채를 평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책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채무계열의 주주총회가 이달 중 마무리 되면 결산보고서를 통해 4월 중에 일제히 평가를 할 예정"이라며 "대기업은 최근 3년 연속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이거나,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마이너스인 업체들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촉법 적용대상이 아닌 중소기업은 은행마다 평가기준이나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4월 중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표준화'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지난해 하반기 3차례에 걸친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 때는 10억원 이상 외감법인과 30억원 이상 비외감법인 3만3000개가 평가 대상이었다.
한편 이번 구조조정 과정서 최근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 및 조선·해운사들이 우선 구조조정 대상으로 포함될 전망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건설과 조선업종은 지난해 초 마련된 은행권 공통 평가기준이 올해도 적용된다"며 "채권은행들이 신용위험평가를 할 때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위험한 업종은 먼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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