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건희 회장의 새로운 리더십에 거는 기대

2012-03-07 10:56
김병호 산업에디터 겸 IT미디어부장

  
 
김병호 산업에디터 겸 IT미디어부장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다시 경영일선에 돌아왔다. 지난 2008년 4월 퇴진을 선언한지 만 23개월 만에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했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공식트위터(@samsungin)를 통해 복귀소감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

이 회장의 말은 짧으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삼성처럼 잘 나가는 그룹의 회장의 이같은 언급은 앞으로 기업에 대한 도전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잘 말해준다. 지금이 진짜 위기라는 말에서 10년 앞을 내다보는 이 회장의 경영능력을 읽을 수 있다. 

이 회장의 복귀는 삼성 사장단협의회가 지난 2월 17일과 24일, 그의 경영복귀 문제를 논의한 끝에 이 회장의 경륜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 복귀 요청을 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장은 전 삼성그룹 김용철 법무팀장의 비자금 폭로로 인한 특검 수사로 2008년 4월 22일 퇴진했었다.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인 이인용 부사장은 “2월 중순부터 일본 도요타 사태를 지켜보며 사장단이 느낀 위기감이 상당했다” 며 “경영의 스피드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점이 이 회장께 복귀를 요청하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그룹차원에서 이 회장의 복귀를 원했던 것이다.

이 회장의 복귀는 삼성이라는 기업을 위해서도 잘 된 것이지만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시의적절한 결정이다. 우선 삼성의 경우 과감하고 신속한 결정을 위해 실질적 권한을 갖는 이 회장의 복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모든 책임을 지는 오너의 경영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반영하듯 삼성의 분위기는 축제분위기로 표현된다. 모든 사원들이 10년을 내다보는 통찰력을 갖는 이 회장의 복귀를 환영하고 있다. 지금보다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책임 경영이 더 강화된다는 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회장의 복귀는 국가에도 큰 도움이 된다. 우선 당장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해야 하는데 IOC 위원인 이 회장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 회장의 이런 점을 인정해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앞으로 동계올림픽 유치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이 회장은 새로운 리더십으로 삼성을 이끌어야 한다. “이제 다시 시작 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고 했는데 이 부분이 바로 새로운 리더십과 관련된 것이다. 리더십은 통찰력과 지도력을 필요로 한다.

차세대 먹거리를 찾는 것도 이 회장이 해야 할 일이다.

이 회장은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삼성은 지금 반도체와 휴대폰 등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는 제품이 많은데 이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

이 말은 새로운 블루오션(Blue Ocean)을 찾아야 삼성이 앞으로 10년, 50년 이상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다는 말이다. 삼성은 지금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임에 틀림없지만 잠시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잠깐의 방심이 블루오션을 레드오션 (Red Ocean)으로 추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다른 기업의 실패에서 나의 성공을 배워야 한다. 일본 도요타는 국내 기업에 큰 교훈을 주고 있다. 자만하지 말 것, 고객을 귀하게 여길 것, 작은 부품 하나하나에 신경 쓸 것, 납품업체를 가족처럼 잘 대해줄 것, 문제가 있으면 덮으려 하지 말고 솔직하게 시인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 등이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이다.   

도요타 같은 초대형 회사가 흔들리는 것은 도요타라는 자동차 회사 때문이 아니다. 작은 브레이크 하나가 잘못돼 자동차 회사 전체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실수는 우리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자동차가 그렇고 삼성이 그렇다.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협력업체에서 작은 부품하나를 잘 못 만들면 삼성전자가 고통을 당한다.   

1등 글로벌 기업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리더십, 새로운 경영, 세계 시장을 향한 도전, 끊임없는 기술개발, 고객을 사로잡는 앞선 서비스 등이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다.

이 회장이 해야 할 일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국가를 살리고, 삼성을 살릴 새로운 경영을 해야 한다. 그게 무엇인지 이 회장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 진짜 위기”라고 한 것이다. 이 회장의 복귀가 삼성은 물론 국가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해본다. 이 회장이 국민들에게 과연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