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금리 인상해야" VS 정부 "시기상조"

2010-03-23 17:14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안정적 경기 회복을 위해 현 시점에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정부당국은 아직 금리 인상은 시기 상조라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23일 금융권 및 정부당국에 따르면 이날 은행회관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2년 국정 성과평가 전문가 토론회'에서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현재 국내 경기가 정상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선제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차후 부작용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이 지나치게 늦어질 경우 물가 상승과 부동산 가격 급등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KDI의 입장이다.

김 연구부장은 "나중에 금리 인상이 급하게 추진되면 경제에 불필요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재의 초저금리를 급격한 충격 없이 정상화시키려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부장은 "지난 2008년 4분기에 나타났던 우리나라의 경기 급락세는 다소 과도한 조정과정이었다"며 "올 2분기 이후 빠른 속도의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 경제는 최근 들어 회복속도를 정상화시키면서 전반적으로 안정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DI는 올해 우리나라는 160억달러 내외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연평균 실업률 3.4%, 취업자 수 연평균 20만명 증가, 물가 상승률 2% 후반, 경제성장률 5.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의 금리인상론에 대해 정부 당국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경제 위기 때 펼쳤던 정책들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금리 인상 등 본격적인 출구전략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위기모드로 운영해온 거시 경제정책을 어느 정도 벗어나야 한다"면서 "이미 올해 들어 긴축적으로 경제정책을 운영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윤 국장은 "지난해 과감히 푼 유동성 공급을 올해 거의 다 거둬들였다"며 "금리 문제가 남아지만 정부는 아직 이 부분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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