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ㆍ옵션 동시만기 괜찮을까
주식시장이 선물ㆍ옵션 동시만기를 앞두고 닷새만에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번 동시만기가 별다른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란 게 증권가 예상이지만 시장은 관망세로 돌아섰다.
11일 코스피는 5거래일만에 약세로 돌아서 전날보다 5.62포인트(0.33%) 내린 1656.62를 기록했다. 나흘만에 3% 가까이 급등한 데다 동시만기를 앞둔 경계심리로 지수는 좀처럼 상승 모메텀을 못 찾았다.
증권가는 그러나 12일 동시만기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수선물 최근월물과 차근월물 간 가격차가 이론치보다 낮아졌으나 프로그램 순차익잔고 개선으로 통상적 만기 이전과 비슷할 것이란 이야기다.
프로그램 순차익잔고는 매도차익 우위를 2조원까지 벌리다가 1조4000억원으로 줄였다. 급격한 청산보다 이월을 병행할 것으로 예상돼 만기 당일 물량 부담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그램 순차익잔고는 매수차익잔고에서 매도차익잔고를 뺀 금액.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도차익잔고가 3조원으로 매우 크기 때문에 이번 만기일에 일부만 청산돼도 긍정적 파급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콜옵션이 고평가되면서 외국인도 주식을 사고 합성선물을 매도하는 매매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 물량이 만기일에 청산되면 프로그램 매도도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도차익잔고는 현물 주식을 매도하고 선물을 매수하는 매도차익거래로 발생한다. 이 잔고 청산은 현물 주식 매수 요인으로 작용한다.
문주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소 3000억원 규모 매도차익잔고 청산 물량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최근 유입된 매수차익거래 역시 3000억원 정도여서 만기일에 상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매수 기조도 긍정적 전망에 한몫하고 있다. 연초부터 외국인은 무려 2조2350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이 6000억원 이상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 에벤트성 재료보다 외국인 매수 기조 유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중형주에 주목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탄력적 대응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돌발 변수는 염두에 둬야 한다. 작년 9월과 12월 만기일에 장마감 동시호가로 프로그램 매수가 대거 유입되고 지수도 급등했다. 만기일 종가를 노리는 투자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
지수 상승으로 늘어날 수 있는 펀드 환매도 부담스럽다. 신중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700선을 넘어서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지수 상승시마다 환매 압력도 늘어나 종목별 차익실현과 차별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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