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상장사, 겉은 멀쩡한데 속은 깡통?

2010-03-03 10:33

매출 상위 100대 상장사의 작년 실적을 집계한 결과 당기순이익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한 외화내빈(外華內貧)의 경영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금융회사를 제외한 매출 상위 100대 상장사(12월 결산법인)의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은 모두 734조9200억원으로 전년보다 2.1% 증가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2008년 23조9172억원에서 43조9741억원으로 무려 73.2%가 급증, 매출 대비 순익율이 3.3%에서 5.6%로 2.3%포인트나 상승했다.

그러나 실제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44조2421억원에서 42조9741억원으로 오히려 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매출 대비 영업이익율은 6.1%에서 6.0%로 하락했다.


이처럼 영업이익이 하락했음에도 당기 순이익이 급증한 것은 주가상승에 따른 지분법이익과 환율하락에 의한 환차손 감소 등 영업외 수익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따서서 상당수 대기업들은 금리상승, 주가하락, 환율변동 등 외부 악재에 상당히 취약할 것으로 분석된다. 

   
 
<자료: 재벌닷컴>
조사결과 매출 1위를 기록한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3.6% 상승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이보다 크게 늘어난 74.6%나 급증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유가증권 처분이나 환차익으로 벌어들인 영업외 순수익(영업외 수익-영업외 비용)이 4조492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1조7741억원보다 153.2%나 증가한 덕분이다.

LG전자 역시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1.6% 증가한데 비해 당기순이익은 325.2%나 증가해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영업이익 증가율의 10배에 달했다.

LG전자는 2008년 영업외 수익에서 7119억원 적자를 기록했지만 작년 9018억원의 흑자로 반전 영업외 수익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동부제철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75.5% 하락했지만 대규모 환차익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은 2008년 916억원 적자에서 작년 475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이외 대우조선, 현대제철, 현대건설, 삼성SDI, OCI 등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영업외 수익 증가로 당기순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한 코오롱, SK C&C, GS건설, LG, 한라건설, SK텔레콤은 영업이익 증가율이 당기순이익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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