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그린다'-루이스 부르주아 개인전 'Les Fleurs'
À Baudelaire 2, 2008 Etching, ink, watercolor, gouache and pencil on paper, Diptych
Left: 59 3/4 x 39 3/4 inches (151.8 x 101), Right: 59 1/4 x 39 1/4 inches (150.4 x 99.6)
“Courtesy of Kukje Gallery,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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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나에게 있어 보내지 못하는 편지와도 같다. 이는 아버지의 부정을 용서해 주고, 어머니가 날 버린 것을 용서해 준다. 또한 아버지를 향한 나의 적개심도 사그라지게 한다. 꽃은 나에게 있어 사과의 편지이고 부활과 보상을 이야기한다.”
상수(100세·上壽)의 나이에도 열정적으로 작업하는 프랑스 대표적인 페미니즘 여류 작가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의 개인전 'Les Fleurs'가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31일까지 열리고 있다.
1911년 파리에서 태어난 부르주아는 수학의 예측가능하고 확고한 체계에 끌려 소르본 대학에서 대수학과 기하학을 전공한다. 하지만 수학적 관념이 불변의 진리가 아님을 깨닫고 예술의 길로 들어선 이색적인 작가다. 올해 한국나이로 100세인 부르주아는 20세기 미술계의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07년부터 최근까지의 꽃과 모성을 주제로 한 드로잉과 조각작품들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작가는 자신의 삶을 반추하면서 '여성의 인생에서 어떤것이 중요한가'에 대한 답을 바로 '성(Sexulity)'에서 비롯한 '수태·출산·양육'의 과정으로 보고 작품에 적용했다.
특히 그녀가 그리는 꽃들은 막 피어나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씨방(꽃의 씨가 담기는 부분)을 자세히 표현한 것이 눈에 띈다. 유진상 미술 평론가는 "꽃의 씨방은 곧 여성의 자궁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한 적색과 청색을 이용해 동·정맥을 표현했다. 이는 꽃을 통해 여성에 대한 경외감과 놀라움을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가장 쉽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I Am Still Growing!!! (#1), 2008
Etching, watercolor, gouache and pencil on paper
150.5 x 99.1 cm
“Courtesy of Kukje Gallery,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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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그림을 통해서는 모성애를 표현했다. 나무의 다섯 가지·다섯 봉우리는 작가의 가족을 의미한다. 붉은 색 한 가지로 표현된 이 작품은 물감의 농도 조절과 작가의 붓질에 의해 단조로움에서 벗어난다. 국제갤러리 이현숙 대표는 "젖어있는 물건 위에 젖은 붓질을 하는 방법"이라며 "작가의 연륜에서 나오는 기법"이라고 말했다.
부르주아는 기존의 양식이나 사조로는 설명할 수 없는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예술세계를 이룩했다. 자전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내용과 형식 면에서 끊임없는 파격을 보여준다. 지난 2002년과 2005년, 그리고 2007년에 이어 네 번째로 개최하는 이번 부르주아 전시에서는 24점의 드로잉 작품들과 함께 3점의 조각 선보인다.
Mother and Child, 2007
76 1/2 x 44 1/2 inches (194.3 x 113 cm) Edition 4/7 “Courtesy of Kukje Gallery,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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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세계 유수의 갤러리에서나 볼 수 있는 그녀의 작품을 소격동에서 느긋하게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문의 735-8449.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asrada8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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