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硏, "저소득층 부채비율 고소득층의 2.5배"

2010-03-01 14:03

부채 상환 능력이 약한 저소득층의 부채부담이 오히려 상위 소득그룹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일 '국내 가계부채, 대비책 필요하다' 보고서를 통해 소득 1분위(하위 20%)의 가처분소득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320%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고소등측인 소득 4~5분위의 부채비율(120%)의 약 2.5배에 달한다.

부채 원리금을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원리금상환 부담률 역시 저소득층이 훨씬 높았다. 소득 1분위(28%)는 4~5분위(11%)에 비해 약 2.5배에 달했다.


전체 가계부채 증가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원  박덕배 전문연구위원은 "한국의 가계부채는 2000년대 이후 2배 이상 급증했던 영국과 매우 유사한 모습으로 흐르고 있다"며 지난해 2~4분기 대대수 국가의 가계부채가 감소했지만 한국은 오히려 50조원이 증가하는 등 가계 능력에 비해 부채의 규모가 크다"고 경고했다.

영국은 2000년대 초반 저금리·집값 상승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증가, 신용구매 증가 등으로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국내 가계의 평균 원리금상환 부담률은 15%가량으로 미국(13%)보다 높다.

개인총처분가능소득 대비 개인금융부채 배율도 영국(170%)에 이어 2위(150%)에 올랐다. 금융부채대비 자산 비율은 45%에 달했다. 일본(20%대 초반), 미국(30%), 영국(35%) 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박 위원은 "가계부채 증가는 대부분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거나 실물자산이 유동화 되지 못하면 부채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책당국이 정확하고 세분화된 가계 실태 파악을 통해 가계부채 비중이 높은 중산층 이상의 실물자산을 유동화 해야 한다"며 "특히 부채 상환능력이 약한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융기관들이 가계부채를 무리하게 회수하면 결국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무리없는 가계부채 감소를 위해 연구원은 금융권 차원에서 가계부채 만기구조 장기화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현재의 주택담보대출을 미국 상업은행의 프라임 모기지론 형식으로 20~30년 장기화하는 등 가계대출에 대한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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