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용기]삼성전자 3D LED TV

2010-02-25 14:55

골대를 향해 돌진하는 축구공이 눈앞으로 다가온다. 선수들의 움직임도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레이싱 중인 자동차들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랠리는 현장의 생동감을 TV 안에 고스란히 담았다.

   
 
 
25일 국내에 출시되는 삼성전자 풀HD LED TV의 생동감은 3D 영화 아바타의 감동과 견줄만 했다. 극장 스크린의 크기에 비해 다소 스케일이 작은 감이 있지만 가정에서 3D의 생동감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2D 영상을 3D로 변환하는 기술도 주목할만하다. 2D로 제작된 비보이들의 현란한 춤사위는 3D로 변환했을때 더욱 생동감이 느껴졌다. 야구나 축구 등 스포츠 경기를 3D로 변환하면 현장감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입체감도 리모컨으로 조절이 가능해 사용자에게 가장 알맞은 감도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한 부분도 눈에 띠었다. 현재 '2D→3D' 변환 기술을 선보인 기업은 삼성 뿐이다.

두께도 23.9mm로 지난해 LED TV의 핑거슬림(29.9mm)보다 한결 슬림해졌다.

다만 기존 3D 원본 콘텐츠에 비해 다소 어지러움 증이 느껴졌다. 아울러 입체감도 3D 전용 콘텐츠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

전용안경도 과거 모델에 비해 한결 가벼워졌다. 착용감도 개선됐다. 삼성전자 김현석 전무는 "현재 안경 무게는 30g 정도로 선글라스와 비슷하고, 일반 안경에 비해서도 10g 무거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안경을 쓰는 사람은 기존 안경 에 전용안경을 덧써야 한다. DSLR 카메라처럼 전용안경 자체로 도수를 조정하는 기능이 있다면 불편함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지럼증은 여전히 숙제다. 기존 제품에 비해 상당 부분 개선됐지만 장시간 시청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 아직 관련 기준이 명확히 나오지 않은 것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과거 일본의 한 애니메이션이 어린이의 구토와 간질을 유발했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부작용 문제에 대해 국제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출고가는 7000 시리즈 46인치 420만원대, 55인치 580만원대다. 8000 시리즈는 30만원 상당 비싸다. 지난해 출시 당시 LED TV 가격에 비해 오히려 낮게 책정됐다. 삼성전자 이경식 전무는 "판매 가격은 LED TV 현재 가격 대비 15~20% 높은 수준에서 책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D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적당한 수준이다.

다만 3D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필수적인 3D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전용안경은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블루레이 가격은 결정되지 않았다. 안경 가격 역시 확정되지 않았지만 10만원 중후반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4인 가족 기준으로 100만~200만원 상당의 비용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제조사 별로 안경이 호환되지 않는 것도 가격 부담으로 작용한다. 

당장 급하게 TV를 구매해야 한다면 권할만하다. 하지만 여유가 있다면 6월 이후로 구매 시점을 미루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다. LG전자는 3월 말 3D TV를 출시한다. 파나소닉은 4월, 소니는 6월에 시장에 뛰어든다. 삼성전자 역시 상반기 중 7.9mm 초슬림 LED 제품인 9000 시리즈를  선보인다. LCD와 PDP 제품도 다음달 중 출시한다.

제품별 장단점을 비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조사의 경쟁으로 가격 하락도 기대된다.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제조사 별로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 역시 활기를 띠면서 기존의 프리미엄 TV 제품의 가격 하락 속도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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