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상장사 30% 어닝쇼크… "증시 먹구름"
상장사 30%가 증권가 실적 예상치를 밑도는 어닝쇼크로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직접적 원인으로는 경기 호전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가 꼽히고 있다.
증권가는 다시 커진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향후 실적 전망치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18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증권사 기업분석 대상인 351개 상장사 가운데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50% 이상 하회한 곳은 103개사로 무려 30%에 육박했다. 반대로 예상치를 넘긴 곳은 105개사로 30% 수준에 그쳤다.
특히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가운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20% 이상 상회한 곳은 14개사에 불과했다. 반면 20% 이상 하회한 곳은 37개사나 됐다. 다만 이번 조사 대상 상장사 42%가 예상 매출을 상회해 영업 환경 자체는 나빠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조승빈 대우증권 연구원은 "작년 세계 경기 회복과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을 늘린 탓"이라며 "성과급이 예년보다 늘어난 점도 실적 부진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기대를 밑돈 4분기 실적이 당분간 증시 상승 탄력을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실적 전망도 어두운 탓이다.
이익조정비율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당장 1분기에 경기선행지수가 전년대비 고점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돼 대규모 증시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 상승률이 오름세를 유지하면서 연착륙에 성공하느냐가 향후 실적 전망 하향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증시 핵심인 ITㆍ자동차ㆍ철강ㆍ항공 모두 경기에 민감한 점도 부담스럽다. 미국ㆍ중국 출구전략 시행과 남유럽 재정위기가 당장 발목을 잡고 있다.
조 연구원은 "시장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9.5배 수준으로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면서도 "이런 매력적 밸류에이션에도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와 실적 부진 우려로 증시가 좀처럼 오름세로 돌아서지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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