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세종시 설득작업' 나선다
MB 2주년 특별회견, 충정지역 순회 ‘준비’
구멍 뚫린 정부 정무라인...도 넘은 특임장관실 ‘야당 무시’
세종시 당론 변경을 놓고 여권내 내부갈등이 연일 증폭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설득작업에 직접 뛰어들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진영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민심이 어디로 향하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이에 여권 주류에선 정부가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다음달 초까지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여론 설득전을 펼쳐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청, MB-박근혜 회동 추진…결과 ‘미지수’
이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며 “세종시는 당이 중심이 돼 결론을 내리면 될 것”이라고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세종시 특별기자회견 가능성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반응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런 저런 구상들은 있지만 현재로선 기자회견을 할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청와대는 세종시 여론 설득작업을 당에 전적으로 맡기지는 않을 분위기다. 청와대는 정무수석실과 국정기획수석실이 중심이 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대국민 설득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수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까지 보름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이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는 좀더 강도 높은 대국민 설득작업을 벌일 것”이라며 “정무라인을 중심으로 특별회견이나 충청지역 방문 등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도 당론결정이야 한나라당에서 해야 할 일이지만, 정부안이 결정된 이상 세종시 수정을 위한 설득을 지속해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충분히 설득하고 설명하는 작업을 통해 세종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며 “(여당은 여당대로 당 입장을 정하고) 정부는 국민에 대한 설득작업을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시 원안 고수를 주장하면서 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와의 타협도 청와대가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이를 위해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과 주호영 특임장관은 물밑에서 친박진영과 접촉하면서 ‘이명박-박근혜’ 대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임장관실 관계자는 “여권의 두 어른들이 종국에는 세종시 문제를 풀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회동을 추진하기 위해 뛰고는 있지만 결과는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정무라인 “대안 없이 대화만”
문제는 대정치권 접촉 창구인 정무라인에 구멍이 뚫렸다는 점이다.
영남권 출신 친박계 한 의원은 “박 수석이나 주 장관이 의원들을 만나러 오면 뭐하느냐. 해결책을 가지고 와야 할 것 아니냐”며 “수정안에 대해서만 설명할 뿐, 중재안이나 권력분점 등 실질적 방안을 전혀 내놓지도 않고 대통령에게 보고하지도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 정무라인의 대야 창구는 전혀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임장관실이 지난 8일 국회 정무위 소속 신학용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야당업무’를 담당하는 특임 3과 과장은 현재 공석인 상태다. 주 장관측은 “원래 민주당 출신의 인사를 내정하려 했지만, 세종시 문제 등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들이 ‘스파이’ 활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 인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신 의원 측은 “여권내 집안싸움도 다스리지 못하고 야당 자체를 무시하는 특임장관이 존재할 필요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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