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재송)LG생활건강, 3400억에 더페이스샵 인수완료

2010-01-17 15:32

국내 고급 화장품 시장의 강자 LG생활건강과 중저가 브랜드 더페이스샵이 한가족이 됐다.

LG생활건강은 국내 3위 화장품 업체 '더페이스샵' 인수를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업계 2위인 LG생활건강은 이번 인수를 통해 7700억원에 달하는 거대 화장품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점유율 역시 16% 상당에서 23%로 수직상승하게 됐다. 물론 부동의 1위인 아모레퍼시픽(36%)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다만 LG생활건강과 더페이스샵의 제품 구성을 살펴보면 양사는 이번 합병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LG생활건강은 고급 화장품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저가 제품군에서 경쟁력을 갖춘 더페이스샵을 인수함으로써 고가에서 저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게 된 것.

특히 더페이스샵은 각 지역에 골고루 퍼진 716개의 매장이 큰 강점이다. 국내는 물론 일본·중국 등 해외에서도 잘 알려진 브랜드 파워도 상당하다. LG생활건강 역시 1000개에 달하는 '뷰티플렉스' 배장을 갖고 있지만 아직 인지도 면에서 미흡하다. 이번 인수는 LG생활건강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것이라는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지난해 11월 더페이스샵 지분 90%(최대주주 '쉐퍼드' 지분 70.2% + 창업주 정운호 회장 지분 19.8%)를 42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도 더페이스샵과의 합병으로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인수로 인한 부작용도 우려된다. 먼저 더페이스샵 임직원들의 반발이다. 더페이스샵은 2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거두고 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순부채규모가 확대돼 재정 압박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회사를 성공적으로도 성장시키고도 합병으로 인해 조직개편 등이 이뤄지면 기존 더페이스샵 임직원들에게 불이익이 올 수 있다.

또한 양사의 매장은 1700여개로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 매장(1000여 개)을 크게 앞지르지만, 상당수 지역이 중복돼 기대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 측은 "더페이스샵의 회수 가능한 유보현금이 800억원이기 때문에 실질 인수 가격은 3400억원"이라며 "프랜차이즈 사업에 노하우가 풍부한 더페이스샵의 기존 인력과 LG생활건강의 화장품 R&D 역량이 접목됨으로써 보다 큰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주경제=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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