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은 신사업 성장의 기회"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이 지난해 12월 통과되면서 올해에는 관련 시행령 마련 등으로 각 부문별 탄소 감축 배당 계획이 구체적으로 수립될 전망이다.
정부는 국가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가정 건물 상업 교통 등 비산업 부문의 탄소를 중점적으로 줄일 예정이지만, 산업 부문의 피해도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탄소 저감 노력이 산업 전체에 위기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탄소 저감에 따른 피해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업종도 있고, 친환경제품 개발 등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는 업종도 있다.
이에 따라 업종별로 온실가스 감축추진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건설, 석유확학, 운송 등은 비용부담 증가
우리 나라는 에너지 다소비 산업 비중에 높아 기후변화체제 대응에 취약하고 제품 생산성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아 에너지효율성(에너지투입액 대비 생산액)이 떨어진다. 이는 산업계의 기후변화대응을 어렵게 하는 요소이다.
특히 제조업 총 GDP의 4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철강 업종의 에너지 의존도가 매우 높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석유화학, 금속(철강), 비금속 등 3대 산업이 전체 제조업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90년 GDP 대비 에너지소비량이 73.7% 수준에서 2008년 81.4%로 높아졌다.
이 밖에 운송, 펄프 및 인쇄, 음식료품 등의 업종도 기후변화대응 과정에서 생산비용 상승이 우려되는 부문이다.
철강은 온실가스 저감형 공정 개발이나 친환경 설비 도입 등의 방법으로 온실가스를 5% 감축할 때 직접생산비가 약 5.8%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석유화학도 현재 수준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할 경우 제조원가가 1.5% 상승한다.
자동차는 우리나라의 규제가 강화되지 않더라도 해외판매 비중이 70%가 넘는 특성상 유럽,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강화된 규제를 적용받고, 조선도 EU가 올해부터 황 함량 0.1% 이하의 연료유를 사용하도록 규제하는 영향을 받게 됐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HFCs, PFCs 등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화학물질이 다수 사용되는 업계 특성상 추가적인 투자비용 발생을 피할 수 없다.
◇ 친환경 제품 개발의 기회로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목표 수립이 우리 산업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만은 아니다. 발빠른 대응에 나설 경우, 경쟁업체나 후발주자에 비해 경쟁우위를 확실히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기계 부문은 대부분의 업종에서 온실가스 감축형 설비투자의 영향으로 매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에너지 고효율화 장비,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장비 등처럼 에너지 절약을 위한 제품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하이브리드카,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자동차 판매 시장은 일반 자동차와 달리 경기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장점이 있어, 자동차 제조업의 새로운 수익 창출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철강은 이산화탄소 감축에 성공할 경우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석유화학은 에너지절약형 소재사업이나 온실가스 감축기술 등으로 사업다각화의 기회가 열리게 된다.
최근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받는 조선은 선제적인 친환경선박 개발로 세계 1위 위상을 굳건히 할 수 있다.
산은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온실가스 감축이 국내업계의 자금부담을 증대시키는 위기로 작용함과 동시에 친환경제품 판매확대와 신산업 성장으로 매출증대와 시장경쟁력 상승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금융기관의 역할을 강화해, 자금부담이 높은 온실가스 감축설비 교체나 친환경제품 연구개발(R&D)투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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