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5년만에 증권관련 집단소송이 효력을 발휘하게 됐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업구조조정(CRC) 및 사모투자펀드(PEF) 전문회사인 서울인베스트가 진성티이씨에 제기한 증권 관련 집단 소송이 자발적인 '집단소송적 화해'형태로 종결돼 1700여명 진성티이씨 주주들이 모두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12월 법원이 증권관련집단소송의 최종단계인 '사전허가'를 내린지 한 달 여 만이다.

서울인베스트는 앞서 수원지방법원에 "진성티이씨가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로 인한 손실을 숨긴 채 허위로 실적을 공시한 탓에 향후 주가하락으로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었다"며 2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증권관련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진성티이씨와 서울인베스트가 여러 차례 심문기일을 갖다가 결국 화해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담당 변호사가 화해결정을 법원에 제출하면 법원의 최종인가를 통해 화해 내용을 반영한 최종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5년여간 사(死)법이다시피 했던 증권관련 집단소송제의 첫 사례가 나오자 환영하는 분위기다.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는 '소액주주 피해구제'를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장하성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장과 참여연대가 주축이 돼 지난 2005년 1월 입법화됐다.

이번 첫 사례를 계기로 투자자들이나 변호사들이 주축이 돼 시장경제와 시장구조개선이 이뤄지는 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함께 올 연초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캐나다왕립은행에 제기한 제2호 집단소송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7일 '한화스마트 ELS 10호' 투자자 2명은 ELS발행사인 캐나다왕립은행(Royal Bank of Canada)을 상대로 32억원 규모 증권관련집단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문제가 된 '한화스마트 ELS 10호'는 만기기준일인 지난 2009년 4월 22일 기초자산인 SK 보통주의 대량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만기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원금손실이 난 상품이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해당 ELS의 헤지를 담당한 캐나다왕립은행이 만기일에 SK물량을 대량으로 내놔 만기상환을 무산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최근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의 소송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며 "현재 자본시장법 발효 이후에 주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금융기관 등을 상대로 한 증권관련집단소송을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