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성장산업과 겹쳐 대책 서둘러야"
현대경제연구원, 탄소배출권 시장.탄소세제 조기 도입 제시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루려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신성장 산업 분야 대부분이 겹쳐 자칫 중국에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하루빨리 탄소배출권 시장을 출범시키고 탄소세제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4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저탄소경제 발전전략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중국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지난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에 앞서 2020년까지 단위 국내총생산(GDP) 단위 기준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0~45%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은 상징적이다.
그동안 중국은 선진국들이 지구온난화에 더 많은 책임이 있다며 맞서왔지만, 태도를 바꿔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가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비록 중국이 발표한 감축 목표가 배출가스 '총량'이 아니라 '단위 국내총생산(GDP) 당 배출량(carbon intensity)'이고,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온실가스 배출 감축량이 그리 크지 않다는 비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경제성장을 해치지 않으면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시도하려는 전략적 측면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중국이 기후변화와 자원고갈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정책 전략이 우리 정부의 전략 분야와 겹치는 것이 많아 자칫 출혈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지난 2007년 수립된 '신재생에너지 중장기발전계획'을 금융위기를 계기로 전폭적으로 수정해 풍력, 태양광, 그린카, LED조명, 스마트 그리드, 탄소배출권시장 출범 등 우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녹색 신산업 분야를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리정부가 장기적인 과제로 돌린 탄소세제도 2012년쯤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행보 또한 매우 발빠르고, 전폭적이다.
중국정부는 풍력 발전 규모를 기존 3000Kw에서 1억5000Kw로 5배 확대하기로 했다.
태양광 발전 시설은 180만Kw에서 2000만Kw로 10배, 핵발전 규모는 현재보다 10배 이상인 8000만Kw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그린카 부문에서도 북경, 상해, 중경 등 13개 주요 도시를 그린카 보급 시범지역으로 정하는 한편 보조금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승용과 소형 상용의 하이브리드카, 전기자동차 등 그린카 구매에 대해 보조금을 일시불로 최고 5~6만 위안을 지불하고 있으며, 연료전지자동차에 대한 보조금은 최대 25만위안(410만원, 1위안당 164원 기준), 차의 길이가 10m 이상인 대중교통의 그린카는 최대 60만위안에 이른다.
LED 조명 분야에 대한 지원은 더욱 강력하다. 지난해 10월 'LED 산업발전의견'을 발표를 통해 중국은 2015년까지 연평균 30% 증가율을 달성할 것을 천명하고, 국내시장 점유율 목표치를 기능성 조명 20%, 액정광원 50%, 경관조명 70%로 정했다.
또 LED 조명 제조에 있어 핵심 장비인 대형 유기금속화학증착(MOCVD) 장비와 칩쳇의 국산화율을 70%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시범도시 수를 21개에서 더욱 확대하고, 재정지원과 인력양성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적극적으로 선진국의 LED 관련 기술을 획득하고 수출을 장려하기 위해 대회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시장 분야에서도 중국은 세계최대 청정개발체제(CDM) 배출권 공급국인 동시에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으로 인해 시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
이만용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은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거래인 CDM 중심의 탄소시장배출권 시장을 도입함으로써,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지역의 시장과 차별화가 가능하다"며 "저탄소바전 관련 자본과 기술을 획득하는 데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나라는 중국에 비해 협소한 시장 규모로 기술과 제품 상용화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LED 조명 분야에서 중국 시장은 2015년 735억 달러로 예상되지만 한국은 136억 달러에 그친다.
스마트 그리드는 중국 147억 달러, 한국 15억 달러로 격차가 매우 크며, 전기자동차 역시 중국은 2011년까지 2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지만, 한국은 양산 체제 돌입하는 것에 그친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의 대응은 지금보다 더욱 발빠르고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조기에 탄소배출권 시장을 출범시키고 탄소세제를 도입하는 등 과감한 제도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국처럼 선진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분야의 R&D에 대한 재정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저탄소 기술과 제품의 기획, 설계 단계에서부터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삼는 방안도 제안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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