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
-신년사와 새해 행보로 본 재계 총수들의 경영구상
지난해 글로벌 경영위기에도 세계 시장에서 크게 약진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데 성공한 재계가 새해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 기업들은 2010년에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국내 주요기업 총수들의 신년사와 새해행보를 통해 2010년 경영구상을 살펴본다.
'시장 평균을 웃도는 성장'을 경영 목표로 내세운 삼성그룹은 신사업과 신 시장 발굴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해 말 취임식에서 "임직원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동원해 '시장 개척자(Market Creator)'로서 고객을 감동시킬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
이에 따라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등 삼성전자 최고 경영진의 새해 첫 대외활동은 7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0’ 참석이 될 것 보인다.
이번 전시회에는 지난해 말 사면된 이건희 전 삼성회장까지 참석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층 높아진 삼성전자의 위상을 과시하는 한편, 신 시장 개척에 대한 삼성전자 수뇌부의 의지를 보여줄 계획이다.
지난해 금융위기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린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관심사는 글로벌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기 위한 방안과 해외에서의 브랜드 이미지제고 방안, 각종 신사업의 조기 안정화다.
지난해 인도와 체코, 중국 등을 돌며 현지 생산체제의 완공으로 글로벌 생산·판매체제를 구축하는데 집중한 정 회장의 새해 첫 '미션'은 5일부터 본격 가동되는 당진 일관제철 사업의 조기 안정화다.
이어 기아차 미국 현지 공장 준공, 현대차 중국 제3공장 착공 등 정 회장은 올해에도 글로벌 생산·판매 체제 구축을 위한 행보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밥솥을 깨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고사 성어인 ‘파부침주(破釜沈舟)’를 거론하며 임직원들에게 마음가짐을 가다듬을 것을 주문했다.
최근 대대적인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으로 중국 사업에 승부수를 던진 최 회장은 중국 사업의 성공을 위해 임직원들의 자세부터 혁신해 나가겠다는 각오인 셈이다.
또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그동안의 해외시장 개척 결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며 "더욱 도전적인 자세로 중동·중남미·아프리카 지역까지 새 시장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글로벌 경영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필요하다면 올해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면서 글로벌 영토 확장의 선봉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화의 획기적인 미래수익원을 창출할 해법을 구하기 위해 지구촌 어디라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두산만의 경쟁력'을 갖출 것을 주문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장추구 주 무대는 글로벌 시장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도 매출의 6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릴 것"이라며 "회사의 가치 창출과 수익을 전제로 지역과 제품에서 선택과 집중을 추구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밥캣·밥콕·스코다 파워 등 해외 계열사들과의 효율적 통합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와 현지 밀착 마케팅을 활용한 러시아, 남미와 같은 신흥시장 공략 강화도 주문했다.
강덕수 STX 회장 역시 신년사에서 성공적 사업 수행을 위한 2010년 중점 전략의 첫 번째 과제로 해외 신 시장 개척과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꼽았다. 이 같은 글로벌 시장 공략으로 강 회장은 올해 수주 33조원, 매출 25조원의 경영성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목표치를 밝혔다.
아주경제= 이형구 기자 scaler@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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