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출 시대 개막①) 원전시장 '빅5' 지구촌을 누빈다
UAE 수출 한국형 원전의 모델인 신고리 원전 1·2호기의 건설현장 모습. 오는 2013년 완공 예정이다.
해외건설시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한국 건설인의 불굴의 도전정신과 진취적 열정의 한마당이다. 2009년 말 세계건설시장의 시선을 집중시킨 한국의 '글로벌 원전시장 진출'은 그 연장선이다. 세계 원자력발전소(원전) 시장이 마침내 열리면서 국내 건설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원전 건설 수출이 가능한 국가가 우리나라 외에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캐나다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해 향후 진출 전망도 밝은 데다 그동안 토목이나 건축, 플랜트에 치우쳐 있는 해외건설 수주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때문이다.
게다가 원전 1기를 수출하면 건설 부문에서만 2조원 내외의 수주실적을 달성할 수 있는 데다 발주처도 중동뿐 아니라 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국가는 모두 대상이 될 정도로 다양하다.
이에 따라 이번 UAE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물론 대우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 SK건설 등 원전 시공능력을 보유한 국내 건설사들의 국내외 원전 건설 시장 진출을 위한 움직임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현대건설은 이번 UAE 원전 수주가 그동안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가 객관적으로 입증된 것으로 보고 해외 원전 시장에서 영향력을 보다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이미 협력관계를 맺은 곳을 중점 관리할 계획. 현대건설은 지난 2003년 베트남 릴라마 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원전 신규 도입을 위한 정책과제와 기술 자립 관련 공동 연구에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또 2016년 원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도 원전 시공을 위한 사전준비 공동 연구에 참여할 예정이다.
루마니아의 'CANDU형' 원자로인 체르나보다 원전 3호기 공사 재개를 위해 전문 기술자를 현지에 파견, 실태조사를 하는 등 유럽 원전 시장에 우리의 건설 관리 기술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울진 원자력 5ㆍ6호기와 신월성 1ㆍ2호기를 건설하면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원전 준비 초기 단계부터 미쓰비시, 벡텔 등과 폭넓은 교류협력을 해온 것도 바로 해외진출을 염두에 둔 이유에서다.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를 토대로 터키를 비롯해 핀란드 등 한국형 원전에 관심을 보이는 국가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원전 시장 진출을 위한 대우건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우건설은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요르단에 5MW급 연구용 원자로를 건설키로 했다.
이는 우리나라 원자력 연구개발 50년 만에 첫 '원자력 시스템 일괄수출'을 이룬 쾌거일 뿐만 아니라 향후 대형 상용 원전 수출 등 원자력 수출 산업화의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머지 대형 건설사들도 당장 내년 초로 예정된 신울진 원전 1ㆍ2호기를 통해 원전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전략이다. 이번 UAE 원전 수주에 신고리3ㆍ4호기가 UAE 실사단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외 진출을 위해서라도 국내에서 시공 기술력과 경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대 신울진 원전 수주에 나선 건설사는 4개 컨소시엄 12개 건설사다. 현대건설은 GS건설·SK건설과, 삼성물산은 금호건설·삼부토건과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대우건설은 두산중공업 및 포스코건설과 짝을 이뤘고 대림산업은 경남기업 삼환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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