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당징수 '100억 이자' 환급
2009-12-28 08:21
금융회사들이 대부업법상 이자율 제한을 위반하며 징수한 이자를 고객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각종 수수료를 포함한 대출금리가 이자율 상한선(연 환산 49%)을 넘지 못하도록 한 개정 대부업법이 지난 4월에 시행된 이후에도 금융회사들이 관련 규정을 어기며 받아간 부당이자는 1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신한.삼성.현대.외환.롯데.하나 등 7개 주요 카드사는 다음 달까지 부당징수 이자 약 64억 원을 고객들에게 반환할 예정이다.
삼성카드(15억 원. 이하 초과징수 이자)와 신한카드(11억 원), 현대카드(6억9천만 원), 외환카드(3억2천만 원), 롯데카드(2억 원), 하나카드(6천만 원)는 내달 중 초과징수 이자를 반환할 계획이다.
KB.삼성.신한 등 대형 카드사의 이자반환 대상 고객은 2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금융회사들이 이자율 제한 규정을 위반하며 초과이자를 받게 된 것은 4월22일 개정 대부업법이 시행된 이후 금융당국이 관련 지침을 뒤늦게 정비했기 때문이다.
대부업법 개정안에 따라 제도권 금융회사도 대부업체와 마찬가지로 각종 수수료를 포함해 적용할 수 있는 이자율에 제한을 받게 됐다.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 제도권 금융회사에는 연체이자율이 연 환산 49%를 넘지 못한다는 규정만 적용됐다.
이자율 제한은 단리로 환산한 월 이자율이나 일 이자율로도 적용된다. 따라서 대출금액 대비 4%대 취급수수료를 받으면서 20~40%대 고금리 신용대출을 하면 대부업법 위반 소지가 발생한다. 특히 고금리 신용대출을 받은 고객이 중도 상환하면 수수료와 이자를 포함한 연 환산 이자가 49%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부당 이자징수 사례는 주로 카드사가 취급하는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에서 발생하는데 은행과 보험, 캐피털, 저축은행 등 다른 권역에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전체적으로는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가 1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감독당국은 최근에서야 각 금융회사에 부당징수 이자 상환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각 금융회사들이 가능한 한 빨리 고객에게 초과 징수이자를 돌려주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향후 대부업법 위반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제도개선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회사들은 앞으로 대부업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취급수수료를 폐지하거나 인하하고 단기간 내 대출금을 상환한 고객에게 수수료를 면제하는 조치 등을 취할 예정이다.
최근 금감원에 대한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연체이자 부당징수액의 상환도 검토되고 있다.
83개 금융회사는 2006년 1월부터 지난 6월까지 대출 연체 이자를 157억 원 초과 징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기간은 대출금 만기일 다음 날부터 상환일 전날까지로 계산해야 하는데 만기일이나 상환일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이자를 더 받은 것이다.
김영대 금감원 은행서비스총괄국장은 "고객에게 초과 징수 연체이자를 돌려줘야 할지는 금융회사들이 법률적 검토를 한 뒤 환급 비용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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