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SK그룹, 해외 공격경영 돌입
- 정기 임원 인사로 본 재계 2010년 경영계획
예년보다 새해 정기인사를 앞당겨 단행한 삼성과 LG, SK 등 주요 그룹들이 본격적인 글로벌 공격경영에 나서기로 하고 전열을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고위관계자는 20일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환율 효과'를 누릴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각 나라들이 시행했던 통화팽창 정책이 마무리될 경우 수출 여건과 채산성이 오히려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각 그룹들이 더욱 공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 LG,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내년에 이머징마켓(신흥시장) 및 니치마켓(틈새시장)강화를 목표로 삼고 글로벌시장 확대에 가속도를 올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임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승진인사를 단행한 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지역총괄을 기존 9개에서 10개로 확대 재편했다. 현지 소비자와 현장 중심으로 국내외 영업체계를 재편한다는 방침에 따라 기존 9개의 지역총괄 가운데 중아(中阿)지역 총괄을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분리했다. 또 삼성전자는 그동안 전무급 임원이 담당해오던 동남아 총괄을 부사장급으로 한 단계 격상시켰다.
기존 CEO들을 대부분 유임시키는 등‘변화’보다‘안정'을 택한 LG전자도 해외 현지 법인 만큼은 현지인을 대거 해외법인장으로 발령내는 등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LG전자는 미국, 프랑스, 스웨덴, 베네룩스, 캐나다 법인 등 5곳에 현지인 법인장을 신규 선임, 기존 남아공법인까지 합해 총 6명의 현지인 법인장 체제를 갖추게 됐다.
SK그룹 역시 모든 계열사의 인사방향과 조직개편을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맞췄다. 특히 SK그룹은 이번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에 통합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앞으로 중국통합법인은 SK그룹 내 13개 계열사가 설립한 90여개 현지 법인의 중국 내 투자와 사업전략 수립 그리고 실행등을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처럼 국내 주요 그룹들이 대거 글로벌시장 공략 강화에 나서는 까닭은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환율효과'를 누릴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각 나라들이 시행했던 통화팽창 정책이 마무리될 경우 수출여건과 채산성이 오히려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져 글로벌시장 관리를 위한 인사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내년에 신성장 확대에 경영키워드를 둔 주요 그룹들은 신수종 사업 발굴과 강화를 위한 인사 및 조직개편에 무게를 실었다.
4대그룹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최고의 목표로 하나 같이 신수종 사업에 열을 올리면서 하이테크 기술력을 보유한 엔지니어 출신 CEO들을 대거 전진배치 시켰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지성 사장을 단독대표로 전진배치 한 후 기존‘2개(세트와 부품)부문-10개 사업부로 짜였던 틀에서‘부문’을 없애고 ‘7개 사업부’로 재편하고 곧바로 완제품인 발광다이오드(LED) TV의 내년 1000만대 판매, 휴대전화의 스마트폰 판매 전략, IT솔루션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의 '1등 부상' 전략을 추진했다.
LG전자도 그간 B2B사업을 맡아온 황운광 부사장이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설치된 B2B 분야 조직인 커스터머 릴레이션십 부문의 부문장을 맡으면서 신사업 강화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또 상업용 에어컨사업을 맡아온 CAC사업팀이 사업부로 확대 개편되고, 태양광분야 사업을 가속화하는 차원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의 태양전지사업은 AC사업본부로 이관하는 등 신수종 사업 강화에 무게를 실었다.
아주경제= 이형구 기자 scaler@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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