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세종시 충청 민심잡기 '올인'
지난 주말 당정의 발길은 잇따라 세종시로 향했다. 다음 달 세종시 대안 발표를 앞두고 충청권 우호여론 다잡기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다만 연말 쌓아둔 부처별 현안은 뒷전에 두고 행정력을 낭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이명박 대통령은 이달 말께 충청지역을 찾는다. 정부부처의 내년도 중소기업 분야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대전정부청사를 방문, 이와 함께 충청지역 여론주도층과의 간담회도 가질 예정이다. 세종시 수정 방침에 대한 지역여론 설득을 위해서다.
또한 다음 달 초순 열릴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의 대안 발표 이후 세종시를 직접 찾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충북을 찾는 정운찬 국무총리는 청주 라마다호텔에서 청주CJB와 50분짜리 좌담회를 갖는다. 다만 일정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방송 측에서 추진하던 토론에 정 총리가 출연을 거부해 결국 찬·반을 놓고 허심탄회한 토론을 벌이는 것이 아닌 사회자의 질의에 총리가 답변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정 총리는 지난 주말 1박2일 일정으로 대전과 세종시 첫 마을 건설현장에서 주민과의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도 17일 세종시를 방문했다. 정 대표는 이날 "정부의 목적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고 충청지역 당원들을 위로하며 "내년 1월께 나올 대안을 검토하고 당론을 정할 것"이라는 원칙론을 폈다. 다만 그는 "지역의 동지들이 어려울 때 힘을 같이 모으고 중심을 잡아 달라"고 당부하는 등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주호영 특임장관은 아예 행복중식복합도시건설청에 별도의 사무실까지 마련해 둔 상태다. 17일 충청 지역 인사들과 만난 주 장관은 틈나는 대로 여론 다잡기에 나설 방침이다.
이밖에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도 17일 충남 예산과 홍성 등을 연이어 방문했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도 같은 날 대전 충남도청을 찾아 도내 시장 및 군수, 도의회 의원을 만났다.
또한 정부는 내달 세종시 수정안 발표 후 국토해양부와 행정안전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련 부처 장관들이 직접 현지를 방문해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정부가 이처럼 세종시 수정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지만 곳곳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 충청권은 정당·지역 등에 따라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어 정부의 수정안 발표 후 지역여론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요즘 대통령과 여당이 세종시 수정안에 올인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치 세종시 원안 백지화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고 힐난했다.
그간 정부는 세종시 수정론 근거로 '적시의 정책 결정 및 위기 대응 능력 저하'를 내세워 왔다. 이에 연말 장관의 잦은 출장은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행안부 장관은 연말연시 치안문제가 중요한 시점이다. 국토부 장관 또한 4대강 사업 예산 문제로 국회가 대치 중인 상황이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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