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민소득 2만 달러 회복"
2009-12-14 18:23
정부는 우리나라의 내년 명목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년 만에 2만 달러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대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14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GNI는 환율 요인이 크지만 내년에 5% 성장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기에 2만 달러는 당연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1인당 GNI가 내년에 2007년 수준인 2만 달러를 회복한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아주 빠른 속도로 위기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경제지표로 판단하고 있다.
GNI는 국민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벌어들인 총소득을 보여주는 지표다.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과 포괄적인 물가지수인 GDP 디플레이터와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고 대외순수취요소소득 등을 감안해 내년 인구수 4887만명로 나눈 것이 1인당 GNI다.
즉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GDP가 늘어나면 GNI가 증가하고 1인당 국민소득도 높아진다.
지난해 명목 GDP는 전년보다 5% 증가했고 1인당 국민소득은 2007년 2016만원에서 2120만원으로 약 5.2% 늘었다.
하지만 국제 비교의 기준이 되는 달러로 환산하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2년 1만2100 달러, 2003년 1만3460 달러, 2004년 1만5082 달러, 2005년 1만7531 달러, 2006년 1만9722 달러를 기록했다가 2007년 2만1695 달러로 2만 달러대를 돌파한 뒤 2008년 경제 위기로 1만9231 달러까지 감소했다.
지난해 연평균 환율이 1102.6원으로 전년보다 약 19% 급등하면서 원화 기준의 증가분을 모두 상쇄해버렸기 때문이다.
정부의 내년도 1인당 GNI 2만 달러 전망에는 원·달러 환율이 내년에 현재와 같은 1100원대 중반을 유지하고 내년에 5% 성장을 달성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전문가들도 내년 GNI가 2만 달러를 다시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는 성장률 회복과 환율 하락에서 비롯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1인당 GNI를 2만223 달러 수준으로 전망했다. 경제성장률 3.9%, 달러당 평균 환율 1130원, GDP 디플레이터를 2.0% 등으로 전망한 데 따른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달러당 평균 환율은 1120원, 경제성장률은 4.2%, GDP 디플레이터는 1.9%로 전망하면서 내년 1인당 GNI를 2만300 달러로 예상했다.
그러나 걸림돌도 적지 않다. 한국 경제는 외부충격에 매우 취약해 세계경제 회복세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악화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윤기 경제조사실장도 "성장률과 GDP디플레이터가 정부 전망치보다 떨어지거나 환율이 1200원대 수준이 된다면 2만 달러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불확실성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세계 경기가 회복하고 있다"며 "그러나 GNI보다는 실물경제 지표 개선이 일자리 창출로 연결돼 국민들이 체감하는 게 현 상황에서는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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