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칼럼)'1인 창조기업'은 트렌드다
‘1인 창조 기업’은 트렌드다
이름도 생소한 기업이 뜨고 있다. 1인 창조 기업이다. 범 정부적인 일자리 만들기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눈 가리고 아웅’이라며 비난을 일삼는 사람들도 있지만 섣부르다.
정부의 정책이란 건 늘 마중물이지 상수원(上水原)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갈(飢渴)을 해소한 뒤 남은 사막길은 홀로 견디며 가도록 돕는 역할일 뿐이다. 사막의 오아시스가 머물러 살 곳이 아니듯 남의 도움도 그렇다.
1인 창조 기업가란 자립(自立)과 독립(獨立)이 기본이다. 예를 들면 이런 사람이다. 50대 초반의 심현용씨는 10여년 간 인터넷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는 독립 방송인이다. 방송인으로 나서기 전 30년 간 보이스카웃 대장 경력에 레크레이션 강사 1.5세대로 업계에서 1인자 소리를 들어 왔다.
10년간 1인 방송국을 운영해 온 심현용씨
잘나가던 시절이 하락기에 접어든 때는 1980년 대 중반 이후 ‘이벤트 기획사’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부터다. 그 전까지 단체나 기업의 행사 프로그램 기획과 진행은 의례 레크레이션 강사들이 도맡아 왔었다.
하지만 기업체에 홍보부서나 마케팅 프로모션 담당자가 생기자 그들은 1인보다 번듯한 회사를 상대하고 싶어 했다. 초기에는 무대 설치업자나 오디오 장비 업자들이 이벤트 기획사로 나섰다. 차츰 프로모션 전문 기획자들이 생겨나 나머지 파트를 모듈화하는 방식으로 업계의 모양이 완전히 바뀌었다.
레크레이션 강사들이 독자적으로 설자리가 완전히 없어진 것이다. 의뢰건수가 하나 둘 줄어 들더니 이벤트거리가 다양해지면서 레크레이션은 아예 사양길로 접어 들었다.
심씨는 인터넷으로 눈을 돌렸다. 처음 2년 간은 인터넷의 바다에 푹빠져 서핑과 온라인 게임에 중독되다 시피 했다. 그러다 발견한 게 인터넷 방송이다. 지금 그는 디지털에 능숙한 20대보다 훨씬 실력이 뛰어난 인터넷 미디어계의 실력자다.
아프리카나 곰TV 등에서 신변잡설(身邊雜說)이나 사회불만, 업소 홍보나 상품 판매를 해대는 20~30대들에 비해 훨씬 깊고 풍부한 내용을 전달한다.
그는 아예 수년 전부터 ‘도전 365-전국 노래자랑 방송’을 위해 소형 버스 한 대를 방송 전문 차량으로 개조해 전국을 돌았다. 요즘은 거의 매일 2시간씩 ‘1인 기업가를 위한 비즈니스 카운슬링 방송’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SBS ‘하우머치’라는 프로그램에서 ‘월수입 500만 원에 도전하는 1인 창조 기업가’로 소개되었다.
그는“한가지 주제로 10년을 하고 나니까 이제서야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푼돈 벌이라도 일거리를 준다”고 말한다.
그는 정부나 지자체의 일을 메인 잡(Main Job)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남이 감히 상상하지 못하는 1인 방송국만의 특별한 이야기거리와 재미를 찾는다.
아직 대단한 성취는 없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 그의 입지(立地)는 유일무이(唯一無二)다. 그가 겪어온 오랜 풍상(風霜)이 진입장벽이다.
2010년에 그는 날기로 했다. 난다는 건 별게 아니다. 이제까지 처럼 아직은 황량한 불모지를 더 열심히 개간(開墾)하는 것이다. 그의 개간지(開墾地)는 화전(火田)이 아니라 소통(疏通)이 부재한 21세기 디지털 인류들의 마음과 마음 사이 빈 터다.
그는 녹록치 않은 연륜(年輪)이 담긴 진정성을 창조적으로 더 갈고 닦아 방송으로 서비스할 요량이다. 그는 말한다. “돈을 좇거나 대박을 좇는다면 창조기업이 될 수 없죠. 풍부한 시간이나 진정성, 꿈과 미래를 상품화 해야 창조 기업이라 할 수 있겠죠”
2010년에는 심씨처럼 오랜 세월 자기만의 내공과 실력을 가다듬어 온 1인 창조기업가들이 우후죽순 나타나 등대가 되고 태양이 되기를 소망한다.
트렌드 아카데미 대표
아주경제신문 칼럼
http://www.ajnews.co.kr/uhtml/read.jsp?idxno=200912121734139780756§ion=S1N4
심현용씨의 인터넷 방송국
http://wingshim.tistory.com
심현용씨 관련 기사(2004년)
http://media.daum.net/digital/others/view.html?cateid=100031&newsid=20040825043400057&p=inew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