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대규모 구조조정 공포 엄습
2009-12-11 08:53
-신규 수주 부진·발주 취소 등으로 인력 남아
-내년 전망도 암울…구조조정 불가피 할 듯
국내외 전문가 및 연구기관이 잇따라 내년도 조선 산업 전망을 어둡게 내놓자, 대규모 구조조정의 공포가 조선업계를 엄습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지난 7일 주최한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 장지에슈 상해국제운항연구센터 관리국장은 "누적된 수주잔량이 신조선 발주에 장애가 될 것"이라며 "현재 시황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건조 능력이 큰 문제로 부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선박건조능력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늘었다. 지난 1999년 393만DWT(재화중량t수)에 불과하던 건조능력은 올해 기준으로 3995만DWT로 10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잉여 인력 및 장비를 놓고 조선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단 긴축 경영으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과 한진중공업 역시 재무통인 남상태 사장과 이재용 조선부문 대표가 이끌고 있다. STX조선해양도 최근 김강수 전 대표 후임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홍경진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문제는 내년. 요츠 마사토 NYK조사그룹 부장은 "내년에도 신규 수주 부진은 계속될 것"이라며 "올해보다 발주 취소 및 계약 재협상이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역시 10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국내 조선사의 수주 잔량 감소로 선박 건조량은 올해 대비 10.7% 감소하고 수출은 6.5% 줄어들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조선사들은 대규모 인력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 및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병세 한국조선협의 상무는 "현재는 일감을 지키는 것이 생존의 관건"이라며 "일감 감소로 협력 및 외주 업체들의 고용 인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대형 조선사는 내부적으로 인력구조조정을 포함한 자구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의 일부 사내하청업체들은 문을 닫은 상태다.
또한 대한조선·세코중공업·C&중공업·YS중공업 등 중소형 조선사들은 이미 워크아웃 및 퇴출 절차에 들어가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1만9000여명 규모의 사내협력 업체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만5000여명, 대우조선 1만6000여명, STX조선 5000여명을 각각 협력직원으로 두고 있다.
대형 조선업체의 한 임원은 "지금은 정부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유럽 및 일본 정부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어, 공개적으로 (정부의) 지원정책을 요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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