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정의 미래탐험)지구를 살려야 한다

2010-01-17 14:13

 

네팔정부 각료들은 지난 12월 4일 산소통을 메고 에베레스트 산으로 올라가 각료회의를 하였다. 그들은 해발 5,620미터 상공의 산등성에 20분 동안 머물면서 에베레스트산과 히말라야 산맥에 미치는 기후변화를 줄이기 위한 전 세계의 일체 된 노력을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하였다.

코펜하겐 공항엔 각국 정상들의 사진과 함께 ””미안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되지 않도록 사전에 조치를 했어야 하는데 이를 실행하지 못했습니다””라는 사과문이 게시되어 있다. 12월 7일부터 18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되는 유엔 기후변화 컨퍼런스에 온 세상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네팔 각료회의가 에베레스트 산에서 열렸다
 
그 동안 기후협약에 소극적이었던 미국, 중국, 인도가 이번엔 뭔가를 탁상 위에 올려 놓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도 실질적인 규제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퍼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경엔 코펜하겐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미국이 뭔가 중심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코펜하겐 정부측 발표에 따르면 100개국 정상들이 회의 개최 말엽에 회의장에 들어설 것이라며 좀더 희망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구온난화를 지연시키고 막기 위해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에너지 생산 및 소비구조로 극적인 변화를 이뤄내야만 한다는 것이 인류에게 주어진 명제다. 지금까지는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로부터 에너지를 얻었다면 앞으로는 태양광, 풍력, 조력, 지열 등 자연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발전방식을 확대해야만 한다는 것이고 바이어연료 및 폐기물 소각 에너지를 환수하는 기술이 미래의 에너지기술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태양광발전은 가장 자연에 풍부한 에너지가 존재하며 지구환경에 가장 영향을 덜 끼치는 깨끗한 발전방법이지만 아직은 태양광전지의 발전효율이 낮아 발전단가가 높은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다. 기술적 관심은 태양전지의 발전효율을 높이는 기술의 혁신이 요구된다.

풍력발전은 198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왔으며 발전규모나 발전 단가 면에서 효율성이 높다. 세계 각국에서 풍력발전 시스템의 도입이 급팽창하는 추세다. 기술적으로는 무게를 줄이고 발전 터빈의 크기를 줄이면서도 발전 용량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될 것이다. 덴마크와 독일을 중심으로 해양풍력발전 시스템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며 해양구조물 설치기술, 해저 케이블 설치, 설비관리 등의 기술적 발전이 예상된다.

조력발전은 파도의 힘을 이용하여 발전하는 기술로 전 지구의 소요에너지의 10~15%를 감당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 풍력에 비해 안정되고 일정한 에너지를 생산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보이지도 않고 소음이 없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아직은 기술적으로 보다 완전한 수준에 도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나 언젠가는 가장 지능적인 미래에너지원이 될 것이다.

열병합 발전은 전기생산에서 남아도는 잉여열량을 바로 열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인데 아파트 단지 등에서 아주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분산발전 기술이다. 이 발전 기술은 미래에 가장 각광받을 수 있는 발전 형태인데 전기를 소비하는 곳에서 발전을 하므로 이송에 따른 에너지 손실이 없고 방출된 열은 바로 소비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도시가스 등을 연료로 이용한 마이크로 열병합발전기를 각 건물이나 가정마다 설치하여 스스로 전기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전기생산 사업자가 되어 자가에서 소비하고 남은 전기를 연료전지에 저장하여 나중에 사용하거나 전력 계통 선에 연결시켜 판매하는 비즈니스도 일반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공급자나 소비자가 모두 지능형 전력망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전력의 수급상황에 따라서 효율적으로 대응이 가능하게 된다.

연료전지는 전기화학장치로서, 연료를 태우거나 움직이는 부품 없이 전기분해를 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이다. 전기전환 효율이83% 정도로 매우 높기 때문에 복합열동력 시스템에 적합하다. 특히 연료전지의 장점은 설비규모를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정식으로 건물에 열병합발전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도 있고 차량에 싣고 다니면서 보조 에너지로 사용할 수도 있으며 휴대용 전자기기에도 활용될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한 연료전지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는 중인데 주로 폴리머 전해분리막형인 PEMFC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SOFC가 대부분이다.

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된다면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는 부문은 산업계다. 산업계가 전 세계 에너지의 약 1/3을 소비하기 때문에 산업설비와 공정을 에너지 효율관점에서 크게 혁신해야만 할 처지다. 환경관련 투자가 크게 증가하게 될 것이고 규제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혁신 프로그램이 강화되어야만 한다. 이젠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거나 환경부담을 줄이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자연히 도태되어 나가게 될 것이다.

에너지 소비기술면에서도 건물, 산업생산공정, 에너지 이송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소비량을 혁신적으로 줄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축시켜야만 한다. 에너지 절감 노력을 모든 사회각층에 널리 확산시켜 건축을 하거나 새로운 것을 개발한다 해도 반드시 에너지절약을 제일의 가치관으로 삼아야만 할 것이다.

에너지 절감기술로는 저 에너지 산업응용 재료기술, 저 에너지 건축기술, 전력기기의 스마트그리드화, 에너지관리 및 제어기술, 조명기술, 소방기술, 수처리 기술, 산업설비 및 공정기술 등이 크게 개선되어야만 한다.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 하려면 발전단계에서 발생시킨 열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기술, 발전된 전기를 이송하는 단계, 그리고 최종적으로 전기를 사용하는 기기에서의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전력효율기술이 모두 어우러져야만 된다. 따라서, 일상의 전자기기로부터 고압전송 시스템에 이르기 까지 전력전자 예를 들면 인버터, 스위치, 컨트롤러 등이 매우 정교하고 고속으로 제어되어야 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로 구축된 미래 사회에서는 전력전자기술이 매우 중요하게 된다.

또한, 정보통신기기들이 확산되게 되면 급속한 속도로 교체되는 특성으로 보아 IT기기의 폐기물로 인해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방출효과는 전세계방출량의 약 2%에 달 할 것으로 보고 있다. IT는 에너지 관리시스템의 지능화나 효율화에 필수적이며 통신수단의 발달로 불필요한 교통발생을 줄이고 원격회의 등 비즈니스의 혁신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하여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기술 자체의 환경영향을 줄이는 그린 IT 기술들이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 대책회의가 개최되는 코펜하겐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에너지효율 도시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역난방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40%이상의 시민이 자전거로 일터나 학교에 등교하며, 풍력발전설비를 해상에 설치하여 년간 약 7만 6천 톤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고 있다.

2005년 대비 2015년엔 이산화탄소배출량을 20% 줄일 계획이며, 2025년엔 완전한 탄소중립도시로 거듭나게 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코펜하겐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0%는 주거나 건물에서 발생하는 데 이를 완전히 배제하고자 하며, 이산화탄소 배출의 약 20%가 발생하는 도시교통부문을 개선하기 위해 시내권역에선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규제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도시가 팽창하고 인구가 집중해도 에너지 효율 면에서 선진화되지 못한 도시는 경쟁력이 없게 될 것이므로 거대도시 등에선 기존의 대량수송 전철시스템과 함께 에너지 효율이 매우 뛰어난 근거리 소형경전철 시스템 등이 결합한 교통체계가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는 비록 그 변화 량이 1도 정도로 미미해도 예기치 못한 홍수나 가뭄을 가져오고 농업, 어업, 양식사업, 임업 등 모든 식량생산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식량 수급 구조 변화는 산업생산 활동에 직간접으로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무엇보다도 지금과 같이 고산 빙하지역이 녹아 내리는 현상이 가속되고 과학자들이 예측하는 바와 같이 해양수온이 계속 올라간다면 바닷물의 팽창으로 수몰되는 지역이 확산되고 그린란드의 얼음판도 녹아 내리는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적 이해관계를 떠나 인류의 미래에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지구를 살리는 일보다 더 급한 것은 없다.

미래탐험가 이준정

- 이준정 박사님은 포스코 신소재 연구 분야의 전문가로 미래 과학기술 연구의 대가이시고 '미래 탐험가'로서 과학이 사회와 휴먼 라이프스타일에 미치는 제반 영향에 대해서 깊이 연구하시는 우리나라 몇 안되는 석학이십니다.

 이준정 박사님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크게 교훈얻는 테제 두가지는 
 
'과학기술이 트렌드와 미래 사회의 방향을 결정 짓는다'

 '미래를 탐험하는 것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최소한도의 노력이다' 입니다.

 "트렌드와 미래학 연구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덕목은 과학기술의 발전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고 호기심을 갖고 미래를 탐험하며 다가올 지 모를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론을 찾아내어 인류사회 공영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이준정)

 이준정 박사님의 칼럼을 읽으시면서 아주 쉽게 미래 과학의 모습을 간파하는 재미난 지적 모험을 하실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