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식 성장률 전망 왜?
두바이사태 등 돌발변수 원인...정부 "내부 참고용으로만 사용"
정부와 경제연구기관들의 들쭉날쭉한 경제성장률 전망이 오히려 시장의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차제에 정부가 부담스러운 경제성장률 전망에 매몰되기 보다는 정책의 신뢰도 제고가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6일 기획재정부와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정부와 국내외 유수의 경제연구소들이 내놓는 장단기 성장률 전망이 많게는 6% 가까이 편차를 보이고 있어 과연 전망으로서의 가치가 있냐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분기별로 발표하는 각종 기관의 성장률 전망이 수정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국내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90%에 달하는등 워낙 대외적인 변수 따라 좌우되는 불가피한 측면도 컸다. 국내 최고의 싱크탱크들이 정책 방향을 결정짓는 성장률 전망을 매번 수정하는 데 따른 곱지않은 시선이 줄곧 있었다. 비판자체가 노골화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부터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오자 대체로 1% 내외에서 움직여 오던 변동폭이 지나치게 확대되면서 너무 심한것 아니냐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성장률 전망 무용론마저 고개를 들 정도가 심각하다는 평가이다.
정부의 2009년 성장률 전망치는 작년 11월 4% 안팎이었다 올 2월 -2% 안팎으로 내려갔고 6월 -1.5% 안팎으로 상향된 뒤 지난달에는 0%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수정됐다가 지금은 0%대의 플러스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초 한국은행(-2.4%), KDI(-2.3%), 삼성경제연구소(-2.4%), LG연구소(-2.1%) 등도 모두 마이너스 성장세를 점쳤다 3분기 이후 0% 등으로 기관별 롤러코스터식 전망이 고개를 들어 경제를 미리 예측하는 전망치가 아니라 경제 상황에 따라 춤추는 수치에 불과했다.
정부는 금주중 '2010 경제운용방향' 발표를 통해 내년 성장률을 5% 내외로 가져가겠다는 복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얼마전 5.5% 전망을 내놓은 이후 민간경제연구소와의 절충점을 고려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경상수지의 경우 150억달러의 흑자 달성, 고용 20만개 창출, 소비자물가 2%대 안정을 목표로 내세울 방침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역시 4.4%의 성장률을 예견했고, IMF 등 세계 연구기관들도 내년 한국경제가 빠른 속도의 경제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의지가 포함된 수치임에도 두바이월드 사태에서 보듯 언제 어디에서 돌발변수가 터질 수 있어 내년 경제 역시 낙관만 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시장의 불신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번에도 장밋빛 전망만 내놓았다가 돌발변수가 생길 경우 또 슬그머니 거둬들이지 않겠냐는 시각이 팽배해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성장률 전망치를 미리 공개하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오히려 무게감있게 제기되고 있다. 내부 참고용으로만 사용하고 외부에 공개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을 되새겨볼만 하다.
실제 미국 연방정부는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경제정책 방향을 잘못 짚었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보여온 정부와 경제연구소들의 오락가락한 전망때문에 내년 성장률 전망 역시 벌써부터 시장에서는 신통해 하지 않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성장률 전망은 정부가 얼마든지 관리할 수 있는 것이어서 시장에서는 연구기관들이 내놓는 전망치에 그다지 큰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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