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야심작 굴업도 관광단지 "덜커덕"
2009-12-02 19:42
인천시 도시계획委 , 관광단지 지정안 심의 보류
CJ그룹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인천 옹진군 굴업도 관광단지 조성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가 굴업도 전체를 골프장 등을 갖춘 관광단지로 개발하는 계획안에 대한 심의를 뒤로 미뤘기 때문이다.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2일 오후 인천시청에서 회의를 갖고, 시가 제출한 굴업도 전체 172만6천㎡에 대한 관광단지 지정안을 심의 보류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도시계획위원들은 환경파괴 논란을 빚고 있는 굴업도 개발에 대해 별도의 분과위원회를 구성, 현장 조사와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굴업도 개발사업에 따른 환경훼손과 지역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보다 상세한 소명을 시에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도시계획위원회는 분과위원회를 통해 굴업도 현장 조사와 검토 절차를 거쳐 내년 3월쯤 재심의할 것으로 알려져, 시가 구상했던 굴업도 관광단지의 연내 지정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굴업도 관광단지에는 오는 2013년까지 14홀 골프장과 관광호텔, 요트장, 휴양콘도미니엄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관광진흥법에 따라 시·도지사가 지정하는 관광단지가 되면 취득세와 등록세 등 각종 지방세를 감면받을 수 있고, 각종 인허가 절차가 간소해져 골프장, 호텔 등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시설의 설치가 쉬워진다.
굴업도 관광단지 개발은 CJ그룹의 계열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이 지난 2007년 옹진군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면서 구체화됐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이 굴업도에 매, 먹구렁이, 황조롱이 등의 멸종위기 야생동물과 천연기념물이 다수 서식하는 등 생태적 가치가 풍부하다며 개발을 반대해 왔다.
한국녹색회, 인천녹색연합 등 5개 환경단체는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 보류는 굴업도 개발 사업계획서 내용이 부실하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라고 주장 한 뒤 "철저한 검증을 통해 관광단지 지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한경일 기자 wow@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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