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악의 '루저'는 美 주택보유자"

2009-12-02 17:32

올해 미국에서 최고의 승자는 최근 복귀에 성공한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앨런 멀랠리 포드 CEO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최악의 패자로는 미국 주택보유자들이 꼽혔다.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1일(현지시간) 올해의 승자와 패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는 모두 10만명이 참여했다.

최고의 승자로 평가된 이는 스티브 잡스 애플 CEO와 앨런 멀랠리 포드 CEO. 설문 참여자의 89%가 이들을 승자라고 평가했다.

CNBC는 스티브 잡스 추종자들이 그와 애플에 대해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잡스의 건강 문제를 비롯해 그의 병가와 복귀를 둘러싸고 불거진 애플의 지나친 비밀주의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지난해부터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던 잡스는 지난 1월 병가를 내고 칩거하다 6개월만에 복귀했다. 그는 지난 9월 11개월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자리에서 간 이식 수술을 받은 사실을 털어놨다.

붕괴 위기에 몰린 미국 자동차업계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최고의 승자로는 단연 포드의 멀랠리 CEO가 꼽혔다. 그는 미국 자동차 '빅3' 가운데 유일하게 파산보호를 면한 포드의 위상을 보여줬다. '패자' 득표율도 4%로 가장 낮았다. 

반면 릭 왜고너 전 제너럴모터스(GM) 회장 겸 CEO는 84%가 패자로 평가했다. 전현직 기업 수장 가운데 최악의 평가다. 왜고너는 지난 3월 GM 100년사에서 최악의 손실을 내고 해임됐다. CNBC는 그러나 그가 외부의 반발을 거스르며 GM이 미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을수 있도록 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도 미국 자동차산업 몰락의 최대 희생자로 전락했다. UAW를 패자로 꼽은 비율은 78%에 달했다. CNBC는 UAW가 수만명에 이르는 미국 자동차산업 종사들의 고용유지를 위해 노력했지만 구조조정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주택보유자들도 최악의 희생자로 평가됐다. 무려 84%가 이들을 패자로 분류했다. 주택시장 붕괴로 집값은 추락하고 주택 압류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미 정부의 '대마불사(too big to fail)' 정책도 76%가 실패작으로 꼽았다. 막대한 세금을 퍼부으며 금융위기 진원지인 월가의 대형 금융기업과 GM 등을 되살린 이 정책은 올해 내내 미국의 여론을 들끓게 했다. CNBC는 대마불사 정책을 시행한 헨리 폴슨 전 미 재무부 장관도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밖에 제이미 다이몬 JP모건체이스 회장 겸 CEO(71%), 캐롤 바츠 야후 CEO(58%),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55%),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52%) 등이 승자로 평가됐다.

바니 프랭크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79%), 케네스 루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CEO(70%),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부 장관(63%) 등은 패자로 지목됐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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