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예금 유치 쟁탈전..."신한·국민銀 웃었다"

2009-10-28 14:37

은행들의 고금리 예금 유치 경쟁에서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먼저 웃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판매했던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재유치를 위한 총력전 결과가 은행마다 다르게 나타났다.

지난해 10월에 은행권 정기예금은 19조102억원 늘어났다. 전월의 2조175억원에 비해 5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이들 예금의 80% 정도가 만기 1년짜리로 당시 은행들은 최고 7%대의 높은 금리로 예금을 끌어들였다.

만기가 돌아오는 예금 재유치에서 가장 큰 성과를 올린 곳은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26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이 전월 대비 3조1517억원 늘어났다. 신한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에도 3조8643억원 증가한 바 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5조7364억원이 불어났다.

국민은행 역시 10월 정기예금이 2조5516억원 늘어났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10월 정기예금 증가액은 1029억원 정도였다.

은행들이 예금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향후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선제적인 자금 조달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인상 가능성은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정기예금의 판매 증가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CD 연동예금은 지난달 1조513억원 증가했으며 이번달에도 1조808억원 늘어났다.

반면 하나은행의 10월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2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다. 하나은행의 전년 동기 정기예금 잔액은 3조1473억원 늘어난 바 있다.

우리은행 역시 10월 예금 증가폭은 다른 은행에 비해 많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이번달 정기예금 잔액은 7490억원 늘었다. 전년 동기의 2조4036억원에 비하면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외환은행도 10월 정기예금 잔액이 전년 동기 1조4722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726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마땅한 자금 운용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수신을 지나치게 늘릴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당국의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억제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이 고금리로 예금을 유치할 경우 유동성 비율이나 은행 손익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리한 자금유치는 결국 수익성에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고금리 예금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설 경우 유동성 비율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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