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위기 속… '플러스' 성장으로 마감한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올해 연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내수 및 실물경제 회복이 완연해지고, 세계경제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이 같은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기업들의 4분기 재고증감 규모와 기준금리 동향, 시장 심리 등에 따라 4분기 실적이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살아나는 내수경기, 플러스 성장 이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시장 예상보다 0.6~0.9% 가량 높은 2.9%를 기록하자 4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4분기 성장률을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내수경기가 기조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4분기도 3분기 수준의 경기를 유지할 전망이다.
우선 올 3분기 실적에서 고무적인 것은 우리 경제가 2분기에 이어 내수를 바탕으로 성장하며 자생력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3분기 중 우리 경제의 중추인 수출이 1.0% 감소했음에도, 내수는 3.9% 살아났다. 2분기 내수는 1.3%로 순수출(1.3%)과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소비 역시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0.7% 증가하며 2분기 연속 플러스를 그렸고, 투자도 설비투자를 주축으로 0.3% 상승했다.
실물경제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제조업은 2.1% 성장하며 2분기(2.0%)에 이어 높은 성장세를 이었고, 서비스업도 1분기 0.2%, 2분기 0.6%, 3분기 0.4%로 꾸준히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내수와 실물 회복이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 실장은 "전반적인 내수 경기가 살아나고 있어 4분기에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2, 3분기가 워낙 튀어 올라 4분기 전기 대비 성장률은 0.0% 정도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4분기 경기가 3분기 수준을 유지해 성장률이 전기대비 0.0%를 기록할 경우,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은 5.5~6.0% 정도가 된다.
이럴 경우 연간 성장률은 0.0%를 상회하며 '플러스'를 기록하게 된다. 당초 한은이 예상하던 연 성장률은 -1.6%다.
◆ 재고조정이 4분기 성장률의 주요 변수
4분기 경제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재고조정'이 될 전망이다. 3분기 들어 재고 감소폭이 큰 폭으로 축소되면서 경제성장률에 많은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재고증감 및 귀중품 순취득'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2.9%로 경제성장률과 같다. 기업들의 재고 감소폭이 축소되지 않았다면 3분기 GDP 서프라이즈는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의미다.
재고조정·귀중품순취득의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지난해 4분기 -3.0%, 올해 1분기 -3.3%, 2분기 -2.1%였다. 3분기 재고 감소폭은 2분기 3조5000억원에서 3분기 500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김명기 경제통계 국장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재고정리가 굉장히 빨라 경제성장을 감소시키데 영향을 줬다"며 "내수 및 수출 시장 전망이 나쁘지 않아 4분기 최대 변수는 재고조정이 될 것이며 재고 감소폭이 축소된다면 또 다시 깜짝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중국·유럽 등 거대 경제권의 변화가 4분기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송태정 우리금융그룹 경영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은 "특별한 외적 변수가 없다면 4분기도 3분기와 비슷한 상황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중국경제의 경착륙, 미국 상업용 부동산 부실 및 미국 경제의 더블딥 등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기준금리 논의, 4분기 실적의 복병
3분기 실적이 호조를 띄자 다시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높은 경제 성장세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근거를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은이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 올리기는 쉽지 않다. 금리가 오르면 4분기 성장률에 타격은 불가피한 데다 현재 정부의 압박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다만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한 구두개입 등의 조치는 사용할 수 있다.
지난 9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이성태 총재 말 한마디에 채권 및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오르는 등 시중 자금이 위축된 바 있다.
이에 민간 전문가들은 한은이 한동안은 내수 부문의 활성화를 위해 금리 변경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민간 연구소 실장급 연구위원은 "아직 경제에 불투명한 점이 많아 4분기 경기는 회복기조가 지속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이 같은 상황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를 몰아간다면 내수 경기는 급격히 냉동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2, 3분기 정부 효과로 인한 경제성장은 제로에 가까웠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민간의 소비와 투자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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