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캠리 국내 상륙‥ 쏘나타 '나 떨고 있니'

2009-10-20 18:08

-어코드·알티마에서 현대차 쏘나타·그랜저까지
-국내 중형차 시장 '캠리 효과' 지각변동 불가피


   
 
국민 중형차 신형 쏘나타(왼쪽)와 글로벌 베스트셀링 중형차 도요타 캠리.

도요타가 20일 글로벌 베스트셀링 중형차 ‘캠리’와 함께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이로써 국내 중형차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1200만대가 넘게 팔린 ‘캠리 효과’로 지각변동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캠리의 한국 가격은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중형차보다 100만~200만원 더 낮은 3490만원이라는 가격 책정에서 수입 중형차 시장 1위를 이미 맡아놓은 듯한 분위기다.

게다가 풀 옵션 신형 쏘나타(3100만원)와의 가격차가 390만원에 불과한데다, 2890만~3842만원 수준인 그랜저 2.7과의 가격도 엇비슷해 국산차 시장에 미칠 여파에 대해서도 업계 관계자들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용한 첫 출발‥ 본격 경쟁은 내후년

하지만 수입 규모에 제한이 있는 만큼 당장 시장 판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치기라 타이조 한국도요타 사장은 20일  20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신차발표회에서 “올해는 월 500대, 내년에는 월 70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사회공헌 활동 및 서비스 인프라 확대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갑자기 판매대수를 늘일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때문에 당장은 내년 수입차 시장 1위라는 ‘조용한’ 출발을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도요타가 내년부터 매월 700대씩 판매를 하면 연간 기준으로 8400대에 이른다. 렉서스와 합치면 약 1만4000여대. 이럴 경우 도요타는 지난해 1만2356대를 판매하며 1위를 기록한 혼다코리아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서게 된다.

   
 
 
하지만 인프라가 확대되는 내후년이 되면 현대차의 쏘나타, 그랜저나 기아차 K7, 르노삼성의 SM5 등 비슷한 가격대의 국내 중형차 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게다가 선택의 여지없이 현대ㆍ기아차 등 국산차를 구매해 왔던 소비자들의 갈증도 이 같은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판매망 등 인프라 규모가 다른 만큼 국산차와 본격적인 경쟁은 어려울 수 있지만, 도요타가 낮은 가격대와 검증된 성능, 상품성으로 무장한 만큼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업체는 상황 주시‥“수성(守城) 문제없다”

현대ㆍ기아차 등은 도요타 상륙이 미칠 영향에 대해 예의 상황을 주시하면서도, 국내시장 수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이미 도요타와 치열한 시장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국산 브랜드가 결코 성능 면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 초 중형차 신형 쏘나타 2.4 모델을, 기아차는 새 준대형 세단 K7을 출시하며 캠리 등 일본차의 가격 인하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기아차는 K7 출시에 맞춰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과의 비교 시승회를 준비하고 있다.

도요타 캠리의 상륙이 국내 중형차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 관계자들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당분간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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