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70년) 장수 비결 DNA는?
2009-10-11 13:22
국내 한 민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30년간 세계 100대 기업의 생존율은 38%이며 미국과 일본의 경우 20% 초반으로 하락한다.
기업의 평균수명이 30년이 채 안 되는 우리나라 기업환경 속에서 특히나 부침이 심했던 건설산업을 외길로 걸어온 대림산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장수기업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대림산업의 장수비결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건설 전문 기업으로 성장한 한우물 경영, 고객과의 무한신뢰,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을 장수 DNA로 뽑고 있다.
△한눈 팔지 않고 건설 외길 고수 = 대림산업은 70년 동안 건설업을 주업으로 고집스럽게 한우물 경영을 고수한 것으로 업계에서 유명하다.
이러한 내실경영 덕분에 대림산업은 IMF 경제 위기 상황을 다른 대기업 그룹에 비해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헤쳐나올 수 있었다.
대림산업의 건설 외길에 대한 고집과 자부심은 아파트 브랜드인 e-편한세상의 컨셉인 '품질과 실용성'에 압축적으로 드러나 있다.
실제 e-편한세상은 고급스럽고 화려한 겉모습을 강조한 다른 아파트 브랜드와는 달리 다양한 수납공간 등 편의성 높은 평면 설계와, 친환경·저에너지 건축 기술로 고객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가치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쟁 속에서 피어난 무한신뢰 = 대림산업은 신뢰를 기업경영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는 창업주인 故 이재준 회장의 철학에서 비롯됐다.
이 회장은 "한평생을 살아오면서 약속만큼은 반드시 지켜야겠다 고 생각해왔고 또 반드시 실천해왔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며 신뢰를 항상 강조했었다.
이란 캉간 가스정제공장 프로젝트는 대림 70년 역사에서 가장 큰 시련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세계 유수의 발주처 관계자들에게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한국 건설업체는 끝까지 맡은 사업을 완수한다는 무한신뢰를 심어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란 이라크 전쟁이 한창이었던 1980년대 후반 이란에 진출한 여러 나라의 건설업체들이 대부분 철수하는 와중에서 대림산업은 발주처와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캉간 가스정제공장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었다.
1988년 6월 이라크 공군기의 현장에 대한 무차별 폭격으로 대규모 인명피해와 함께 완공을 앞두고 있던 플랜트 공장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린 대참사가 발생했다.
하지만 대림산업은 공사를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현지에 남아 책임시공을 완수함으로써 이란 정부의 공사 관계자들로부터 '피를 나눈 형제'이자 '가장 믿을 수 있는 건설 파트로' 인정을 받게 됐다.
이러한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대림산업은 국내 업체 가운데 이란에서 가장 많은 실적인 26건의 프로젝트, 총 5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지금까지도 이란 지역의 각종 공사 제안서를 빠짐없이 받고 있다.
△IMF를 통해 새로운 신성장 동력을 발굴 = IMF체제에서 대림산업은 오히려 기업의 체질과 내부역량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 창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을 이루어 내는 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대림산업은 선택과 집중이란 전략 아래 LG-칼텍스에 출자했던 대림 보유 주식 449만 1916주(2814억원)를 매각했을 뿐만 아니라 이준용 회장의 350억원대 사재 출연과 흑자사업까지도 포기하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건설업 최고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했다.
또한 내부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 1998년 3월부터 지식경영체제를 구축해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지식경영체제는 본사와 국내외 현장 및 지점을 연결하는 사내 전산망을 통해서 개인과 조직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경험을 서로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시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동시에 원가절감이라는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그리고 IMF 체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2000년 2월 국내 최초의 브랜드 아파트인 'e-편한세상'을 런칭했다.
e-편한세상 런칭 이후 아파트 인지도를 2000년 9월 40%로 끌어올리며 업계 1위를 차지했으며 2006년과 2009년에는 아파트부문 국가고객만족도지수(NCSI) 1위를 차지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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