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꿈틀'...명품·남성정장 매출 늘어

2009-10-12 09:58

꽁꽁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백화점 남성복 매출이 늘고 있고, 명품 매출이 급증 하는 등 경기침체로 굳게 닫혔던 소비자들의 지갑이 서서히 열리고 있는 것.

11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던 남성복 매출이 부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남성 정장 매출 신장률은 지난 7월부터 서서히 살아나 지난달에는 10~16%늘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신세계 등 다른 주요 백화점에서도 지난달 남성정장 매출이 7~9%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의 자율복장 추세에 따라 비즈니스 캐주얼 정장에 대한 남성 고객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패션업체들은 가을·겨울 시즌 물량을 늘렸다.

LG패션 신사복 타운젠트의 경우, 물량을 지난해보다 20% 늘렸다. 코오롱패션의 남성 토털 브랜드 지오투는 10%, 스파소 20%로,  SG위카스(바쏘위카스), 인디에프(트루젠) 등도 하반기 물량을 5~10%로 늘렸다.

갤럭시(제일모직), 마에스트로(LG패션), 맨스타(코오롱패션) 등 명품 브랜드 역시 3~10% 수준으로 확대했다.

신사복 외에도 해외명품 등 구매력이 큰 고소득층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신종플루의 여파로 해외 여행객이 국내로 몰리면서 최근 백화점 명품매장이 반사익을 누리고 있다.

롯데백화점 9월 명품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8% 늘었고, 현대백화점 명품매장도 지난해보다 31%나 매출이 증가했다.

신세계는 영등포점의 개장 효과까지 가세해 9월 명품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84.6% 증가해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갤러리아 명품관은 올 들어 7월까지 매출 증가율이 3%에 그쳤지만 8월에는 7.1%, 9월에는 17.4%에 달했다.

홍정표 신세계백화점 마케팅팀장은 “경기회복 조짐과 영등포점 개점 등이 맞물리면서 올 최고의 실적을 냈다”며 “이번 가을 정기세일에도 매출 호조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경제위기 이후 신 소비 트렌드’라는 보고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경기회복과 더불어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분출되고 있다”며 “부자들을 중심으로 초고가 브랜드 판매 및 요트 승마 크루즈 여행 등 선진국형 레저가 인기를 끌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아주경제=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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