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이통3사, 요금인하 ’명암‘ 엇갈려

2009-09-28 19:19
SKT '지배력 강화'...LGT '요금경쟁력 약화'

지난 27일 발표된 이동통신 요금 개선안에 따라 이통 3사의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최초로 1초당 과금체계를 도입하는 SK텔레콤은 앞으로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파격적인 무선데이터 요금인하로 무선인터넷 가입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상대적으로 요금인하 여력이 없는 LG텔레콤은 소폭 인하된 요금 개선안을 내놔 경쟁력이 약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T, 시장 지배력 강화

이번 요금인하 개선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초당 과금제다. SK텔레콤은 10초당 18원으로 요금을 매기던 것을 1초당 1.8원으로 전격 개편한다. 해외 국가들과 달리 초 단위 요금을 도입하더라도 별도요금(Call Setup Charge)도 부과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이번 과금 체계 변경으로 연간 총 2010억원의 요금경감 효과를 예상했다. 이와 함께 이통3사 가운데 가장 비쌌던 가입비를 5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28% 인하했다.

SK텔레콤의 이 같은 개선안으로 이용자들은 사용한 만큼만 통신요금을 낼 수 있게 됐다. 사용요금에 따라 인하율이 달라지는 기타 개선안과는 달리 이용자들은 실질적인 요금 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고 가입비 부담도 덜어 1위 사업자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KT, 무선인터넷 가입자 확대

KT는 무선데이터요금에 승부를 걸었다. SK텔레콤이 무료데이터량을 1.5배 확대하고 월정액요금 19% 인하에 그친 데 반해 KT는 무선데이터요율을 88%나 내린다.

KT는 스마트폰용 무선데이터요율을 패킷당 2.01원에서 0.25원으로 내리려 월정액 요금제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부담 없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또 월정액 이용자에게는 1MB당 50원 정도 부과하던 것을 20원 수준으로 내린 요금제를 내놓을 계획이다. 일반폰의 무료데이터 통화량도 3배 이상 늘린다.

애플 아이폰의 국내 도입이 허용되고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서비스 일정을 확정지은 것과 관련, KT의 이번 개선안에선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 보인다.

KT가 아이폰 도입 후 스마트폰 이용자 목표를 60만명으로 잡고 있는 점에서 볼 때, 이번 데이터 요금제 개선안이 향후 스마트폰 가입자 유치 경쟁에서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LGT, 요금경쟁력 하락

타 통신사보다 기본적으로 요금수준이 낮아 요금경쟁력을 가지고 있던 LG텔레콤의 입지는 오히려 좁아졌다.

지난 상반기 마케팅 출혈 경쟁으로 요금 인하 여력이 없어진 LG텔레콤에 비해 SK텔레콤과 KT가 상대적으로 파격적인 개선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LG텔레콤은 보조금을 요금할인으로 전환한 보조금-요금할인 선택제를 비롯,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 및 선불요금 인하 등으로 내년 1670여억원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초당 과금제, 가입비 인하, 초다량 이용자에 대한 요금 인하 등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부분에 대해선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LG텔레콤 관계자는 “투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요금인하 정책을 결정했다”며 “향후 시장추이를 지켜본 후 필요하다면 요금경쟁력 유지차원에서 과금체계 변경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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