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인사검증 시스템 개선해야"
총리·장관후보자들의 탈세·위장전입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능력만능주의'라는 청와대의 인식이 바뀌어야 함은 물론,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난6월 검찰총장 후보자 천성관 서울 중앙지검장의 낙마를 계기로 청와대는 9·3개각과정에서 '검증'에 더욱 신경을 썼다. 그러나 이번 인사청문회 대상자 6명 중 의혹에 휘말리지 않은 사람은 김태영 국방장관 후보자 1명뿐이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는 부인의 위장전입은 물론, 병역문제, 논문표절 의혹을 사고 있으며, 임태희 노동장관 후보자는 두 번에 걸친 위장전입과 어린 자녀들에게 거액의 예금 통장을 만들어 증여세 탈루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주호영 특임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소득세 탈루와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 아파트 다운계약서 작성 및 증여세 탈루 의혹 등 각종 도덕성 문제가 제기됐다.
민일영 대법관 후보자 역시 부인인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의 위장전입 문제로 집중 추궁당했으며, 이귀남 법무장관 후보자는 부인과 장남의 위장전입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백희영 여성장관 후보자는 연구업적 부풀리기와 편법증여 논란을 빚고 있다.
정부는 일단 대부분 의혹이 검증에서 걸러진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부분 의혹은 검증에서 다 스크린된 것"이라며 "장관직 수행에 결정적 결격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그 정도의 '하자'가 없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라고 궁색한 해명을 했다.
현 정부 들어서 위장전입 정도는 공직 후보 사퇴 사유로 쳐주지 않는다는 자조섞인 푸념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검증 시스템에 의해 걸러지지 못한 것이든, 알고도 별 문제가 안 된다고 판단했든 어느 쪽이든 모두 우려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연대 장정옥 행정감시센터 간사는 "고위공직자에게는 능력 및 전문성도 필요하겠지만 관료사회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청렴성은 필수"라며 "능력을 우선시해 위장전입이나 논문표절이 '작은'문제로 치부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그는 "17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된 '고위공직자인사검증에관한법률안'과 같은 법률로 인사검증시스템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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