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중국진출 성공비결 '유통의 현지화'

2009-09-16 14:06

   
 
 
1995년 청도식품 법인 설립으로 중국공략을 시작한 CJ제일제당이 두부와 다시다 등 가공식품에 이어 최근에는 쌀 가공식품까지 다양한 생산기지와 마케팅 조직을 앞세워 공격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콩을 재배하고 두부를 만들어낸 중국에서 한국에서 온 CJ 두부의 인기가 뜨겁다는 점이 대표적 사례다. 베이징 두부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70%를 넘는다. 중국인 입맛에 맞게 새롭게 개발한 '닭고기 다시다'도 베이징 조미료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다.

하얼빈에서는 세계 최초로 쌀 미강(쌀겨)에서 단백질을 대량으로 추출하는 단백질 생산공장이 내년부터 1200톤의 쌀 단백질을 생산할 예정이다.

CJ는 현재 베이징·상하이 등 19개 지역 거점에 26개 법인과 22개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주재인력 70여 명을 포함한 55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CJ가 중국 진출 15년 만에 이처럼 사업을 키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제품 현지화가 성공 비결로 손꼽힌다.

사실 중국은 전국 규모의 유통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지역별로 매우 폐쇄적인 유통망을 갖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중국 시장의 특수성을 뚫고 상품을 팔기 위해 도매시장과 식당 유통경로를 개척하고 요리사 들을 초청해 닭고기 다시다를 직접 맛보게 하는 등 '발로 뛰는' 영업을 펼쳤다.

특히 제품 출시 초기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직접 새벽 도매시장을 뛴 영업맨들의 적극성은 CJ브랜드
인지도가 낮았던 중국 시장에서 CJ 제품을 뿌리내리게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노력을 토대로 처음 중국 시장 공략은 CJ의 히트상품인 다시다로 시작했다. 초기에는 교포를 대상으로 안정적인 매출 증가세를 보였지만, 차츰 더뎌진 성장률을 올리기 위한 돌파구를 마련했다.

원인 분석 결과 중국인은 한국 사람이 선호하는 소고기 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낸 것이다. 중국 소비자의 입맛을 정확하게 짚어내기 위해 CJ는 해외 최초의 식품 R&D센터를 베이징에 설립했고, 1년여의 제품 개발 끝에 마침내 '닭고기 다시다'를 탄생시켰다.

닭고기·다시다 외에도 R&D센터는 '중국인을 위한, 중국인에 의한, 중국인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50억원을 투자하며 식품 안전과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초에는 '선미즙'과 '황금카레' 등 한국에서는 생산되지 않는 중국 내 신제품을 탄생시켜 선풍적인 반응을 얻으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박근태 CJ중국본사 대표는 "타국에서 기업이 성공하는데 관건은 인력관리"라며 "특히 중국은 높은 이직률과 낮은 단결력 등으로 인해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어 "CJ는 현지 직원들의 한국어 교육, 영어교육 지원, 매월 우수직원 시상, 생일파티 등을 진행함과 동시에 CJ가치관 교육 등을 통해 이직률을 낮추고 애사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마케팅, 영업 등 매니저급 주요 포지션에 현지인력을 채용하고 권한을 이양해 진정한 인력의 현지화를 실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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