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비자 없는 이동통신 요금 공방
이동통신 요금 수준에 대한 적정성 논란은 해마다 지속되고 있다.
올해 역시 한국소비자원이 지난달 우리나라 휴대폰 음성통화 요금 통화량이 비슷한 미국, 영국 등 주요 15개국 가운데 가장 비싸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동통신 요금 적정성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조사결과에 문제가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각 국가의 산출방식과 과금 체계가 틀린 데 단순 비교로 나온 결과는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같은 논란의 중심에서 통신사 행정지도를 통해 선불요금제 활성화, 보조금을 대신한 기본료 인하, 무선인터넷 요금인하 등 세 가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통신사는 시장 자율경쟁에 따른 유효경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요금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동통신 요금 적정성에 대한 분쟁은 이달 28일로 예정된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로까지 넘어갔다.
지난 8일 민주노동당은 이동통신 요금 토론회를 열어 정부에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했던 ‘통신요금 20%인하 공약’ 달성을 요구했다.
지난 14일에는 진보신당이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이름’으로 부당한 통신요금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오는 17일에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차원에서 여야 합동 토론회가 열린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과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토론회에선 객관적인 이동통신 국제 요금수준 비교의 필요성과 이를 위한 평가주체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렇게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국회 토론회가 실질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간다.
해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면서 겉으로만 요란하고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토론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또한 정작 이 같은 논쟁을 지켜보고 있는 소비자의 목소리는 뒤로 제쳐져 있다.
정부· 업계 그들만의 말싸움이 아닌 소비자를 직접 참여시켜 그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수렴하는 국민 참여형 토론 자리는 찾아볼 수가 없다.
탁상공론은 뒤로하고 이런 자리를 마련하면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