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내놓은 대부업 법정 상한금리 인하 법안에 대해 대부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15일 대부업계에 따르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정 상한금리 인하, 연체 이자율 제한, 미등록 대부업체의 금리 인하, 대부업협회에 대한 금융위 조사권 부여 등의 내용을 담은 대부업법 개정안이 논의된다.

이에 대해 대부 업계는 법정 상한 금리 인하, 연체 이자율 제한, 대부업협회에 대한 조사 등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대 이슈는 법정 상한금리 인하 문제이다. 현행 대부업법은 상한 금리를 60%로 정하고 있고 시행령은 상한 금리를 49%로 제한하고 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은 법정 상한 금리를 49%로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민주당 당론으로 채택돼 있다. 한나라당에서도 이 법안에 별다른 반대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업계는 법정 상한 금리 인하가 자연히 시행령상의 상한 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관례적으로 법에서 정한 최고 이율한도에 따라 시행령의 최고 한도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대부업계는 상한 금리가 떨어지면 대부업체들의 수익성이 떨어져 음성 영업이 증가하고, 대출 승인율도 떨어져 불법 사채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대부금융협회는 “현재 대부업체의 대출원가금리는 소형 업체가 약 60%, 대형 업체가 약 40%로 현행 49% 이자율로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지금도 주요 대부업체의 대출 승인율이 15%에 불과한데 최고 금리를 낮추면 대출 승인율도 더 낮아져 저신용자들의 불법 사채 의존도가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부업계는 초고이율을 받는 불법 사채업자들의 문제들을 대부업계 전반의 문제로 확대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대부업계의 관계자는 “상한 금리를 66%에서 49%로 낮춘지 2년 밖에 안 됐는데 또 상한 금리를 낮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정작 문제가 되는 소규모 불법 사채업체들과 법을 준수하면서 영업하려는 대부업체들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 당국도 상한 금리 인하에 대해 정치권과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금리는 인하돼야 하지만 현행법상의 상한 금리는 그대로 두고 업계의 경쟁을 유도해 자적으로 금리를 낮추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금융감독 당국의 한 관계자는 “법정 상한 금리 인하는 금융 당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서민금융지원방안과는 별개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대부업계의 상한 금리를 낮추는 것은 표심을 끌기 좋아서 한 번도 국회에서 이런 법안이 논의되지 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용이 좋아서 대부업체를 이용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상한 금리를 낮춘다고 하면 무조건 좋아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관치 금융을 하면 불법 사채 시장은 오히려 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