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에 사는 가구 10곳 중 9곳은 올해 추석 체감 경기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경기지역 627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09년 추석 소비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가구의 89.7%는 올해 추석 경기가 지난해 수준이거나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추석경기가 전년대비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가구는 10.3%에 불과했다. 

이는 최근 실물경제 지표가 회복되고 있기는 하나, 일자리 부족과 소득감소 등으로 경제 형편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탓이라고 상의는 풀이했다. 

조사대상 가구가 전년과 비교해 올해 추석경기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로 '소득감소'(48.7%)를 가장 많이 꼽았다. 뒤이어 '경기불안지속'(35.7%), '가계부채 증가'(10.7%), '고용사정 악화'(4.9%) 등의 순이었다.

선호하는 추석 선물(복수응답)로는 응답자의 39.1%가 '농산물 세트'를 꼽았다. 뒤이어 '생활용품 세트'(31.4%), '상품권'(20.1%), '건강식품'(12.0%), '축산품 세트'(7.8%), '가공식품'(6.7%) 등의 순이었다.

추석선물의 적정 구입 비용으로는 '5만원 미만'을 답한 가구가 74.7%에 달했다. 이어 '3~5만원 미만'(37.5%), '3만원 미만'(37.2%) 였다. 월평균 가계소득 500만원 이상 가구의 47.0%도 '5만원 미만'을 선호한다고 답해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알뜰한 소비를 지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선물 구입에 쓸 비용도 '작년과 비슷하다'(58.1%)거나 '축소할 것'(38.7%)이라는 응답이 우세했다.

선물 구입장소로는 '대형마트'(58.4%)가 1위를 차지했다. 뒤이어 '백화점'(15.3%), '재래시장'(9.7%), '인터넷쇼핑 또는 홈쇼핑'(7.3%), '슈퍼마켓'(5.4%) 등의 순이었다.
 
소비회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부 대책으로는 '물가관리'(27.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일자리 창출'(25.8%), '경제 불안심리 안정'(19.5%), '세금부담 완화'(10.2%), '부동산시장 안정화'(10.2%), '금리인하'(5.1%), '정부지출 확대'(1.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상의 관계자는 "추석 대목이 다가오고 있지만 소비자가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며 "가계부채 부담을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는 소비촉진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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