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노령인구 38%···선진국 추월

2009-09-08 18:53

급격한 고령화와 잠재적 재정 부담 증가 가능성이 우리 경제의 중장기 위험요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장잠재력 둔화 가능성과 소득 격차 확대, 환경 부문의 부담 증대 등도 위험요인으로 지목됐다.

기획재정부가 8일 펴낸 '거시경제 안정보고서'는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를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위험요인으로 들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1.08명에서 1.28명으로 소폭 증가한다면 우리나라 인구는 2018년 4934만명으로 정점에 오른 뒤 감소한다.


또 총인구 중 65세 이상의 구성비는 2010년 11.0%에서 2050년이면 38.2%로 크게 높아져 2018년이면 고령사회,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노년부양비(15∼64세 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노년인구 비율)는 2030년이면 38로 선진국 평균(36)을 추월하고 2050년이면 무려 7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는 성장잠재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노동 생산성 저하 등이 노동 투입을 줄이기 때문이다.

재정 악화도 우려된다. 성장 둔화에 따른 세수 감소, 국민연금이나 복지 지출의 확대 등으로 재정 수입은 줄고 지출은 늘 가능성이 큰 탓이다.

주택 분야에선 가파르게 느는 노인가구가 주택 수요를 주도하며 임차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앞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 일본처럼 부동산 가격이 조정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금융 부문에선 노후 대비 목적의 장기 금융상품 수요 증가, 저(低)위험자산 중심의 자산 보유구조 개편 등이, 교육 쪽에선 학급당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교육 여건 개선, 대학 간 통폐합 가속화 등이 예상됐다.

보고서는 중장기 재정건전성 유지 역시 만만치 않은 과제로 평가했다. 90년대 후반 이후 복지지출 증가 등으로 국가채무가 빠르게 늘었고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적자재정 편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선진국보다 양호한 편이다. 2009년 기준 국가채무가 366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5.6%다. 주요 20개국(G20) 평균인 76.1%의 절반 수준이다.

미래의 재정 부담 요인으로는 우선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재정 부담 증가가 꼽힌다. 노동 공급 둔화, 성장률 둔화로 재정 수입은 잘 안 늘지만 건강보험, 4대 연금 등 복지 지출은 급격한 증가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남북 관계의 급진전에 따른 비용도 재정 부담 요소로 지적됐다.

아울러 구조적인 경제 위기 역시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번 경제 위기도 각국의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고 위기 이후 점차 회복하겠지만 일정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복 속도는 투자 회복 정도, 실업의 장기화 여부, 생산성 개선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므로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려는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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