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와 클래식의 색다른 만남

2009-09-07 10:27

'2009 팝스콘서트' 26일 예술의전당서

   
지난해 팝스콘서트 모습.
 

된장국과 스테이크의 조합, 왠지 어울릴 것 같지 않다. 하지만 된장국의 깔끔한 맛이 스테이크의 조금은 느끼한 맛을 상쇄시켜 의외로 맛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럼 트로트와 오케스트라의 만남은 어떨까?

트로트의 클래식적 재구성이라는 부제로 ‘2009 팝스콘서트’가 오는 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트로트 장르만을 선곡하여 클래식적 변신을 시도한다. 단순히 트로트의 멜로디를 클래식 악기로 연주하는 것이 아니다. 멜로디를 소재로 삼되 오케스트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악기들의 클래식 협주곡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런 시도는 지난해에 처음 선보였다. 20곡의 히트 가요를 엄선해 오케스트레이션을 했다. 그 결과 웅장하고 화려한 클래식 사운드가 탄생했다. 변진섭의 ‘희망사항’이 거쉬인의 ‘랩소디 인 블루’와 왈츠 풍 기법으로 편곡됐다.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에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이 인용됐다.

올해는 ‘옥경이’ ‘허공’ ‘차표 한 장’ ‘봉선화 연정’ ‘짝사랑’ ‘삼바의 여인’ ‘님 과 함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곤드레만드레’ ‘서울탱고’ ‘무시로’ 등 대표적인 트로트를 선보인다. 이곡들이 색소폰․마림바․바이올린․트럼펫․아코디언․피아노 등의 악기와 만나 한편의 클래식 협주곡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피아니스트 박종훈이 오케스트레이션을 맡았다. 그는 트로트의 매우 중요한 요소인 가수의 발성법과 기교․셈여림 등이 바이올린․피아노․색소폰 등의 악기 음색과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데 주목한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편곡 겸 협연자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레이션 곡들의 의미와 특징을 설명하는 진행자의 역할도 함께 맡을 예정이다.

지휘는 비엔나 가데스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및 상임지휘자인 이상환이 맡는다. 국내 최초로 오르간과 바이올린의 듀오 연주를 선보인 바이올리니스트 송재광, 21세기 한국판 재즈 스탠더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색소포니스트 겸 작곡가 손성제, 트렘펫티스트 유병엽, 아코디언에 진선, 마림바에 김은정이 협연자로 나선다. 데뷔 30주년을 맞은 심수봉이 직접 출연해 ‘사랑밖엔 난 몰라’ ‘백만 송이 장미’ 등을 들려준다.

예술의전당의 팝스콘서트는 2002년부터 영화 음악․라틴 음악 등과 호흡을 맞추며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오케스트라가 생소한 관객에게도 영화음악이나 가요와 같은 친숙한 음악을 통해 클래식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입장권 3만~6만원. 문의 02-580-1300. 

아주경제= 이정아 기자 ljapcc@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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