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제2의 쌍용차 사태 막았다"
금호타이어 노사 임금협상이 지난 5일 극적으로 타결되며 117일 동안의 지난한 싸움에 종지부를 찍었다.
노사 양측은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지난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10시간 넘게 이어진 마라톤 협상 끝에 합의를 보고, 6일 정상 조업을 재개했다.
특히 그간 많은 진통을 겪기는 했지만, 제3자 개입없는 자율적 조율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함에 따라 ‘제2의 쌍용차 사태’ 우려를 불식시키고 성공적인 대화 사례로 남게 됐다.
이번 합의서에는 2009년 기본급은 동결하며 2008년 추가 성과금은 지급하지 않고 2009년 성과금은 내년 1분기 노사협의회에서 논의한다는 합의 내용이 담겼다.
사측은 애초 주장했던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관철시켰고 노조는 대량 정리 해고 사태를 막을 수 있게 됐다.
지난 5월 11일 첫 교섭 이후 총 24차례 동안 진행된 교섭은 사측의 경영위기를 내세운 강도 높은 압박과 노사양측의 입장차로 인해 번번히 결렬돼 왔다.
사측은 무노동 무임금을 포함한 6대 요구 안에서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았고 노조측은 파업과 태업으로 응수했다.
계속되는 협상 결렬과 파업으로 인한 정상 조업이 차질을 빚자 사측은 사측의 제시안이 받아들여 지지 않을 경우 706명을 정리해고 하겠다는 초강수를 뒀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절차를 밟아나갔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6일 열린 21차 교섭에서 임금동결을 골자로 한 대폭 양보안을 제시했으나 여전히 의견차를 좁히지 모했다.
이후 사측은 노조가 정상 조업 중이던 지난달 29일 노조 간부 21명을 고소하고 2차 명예퇴직 신청을 접수 받는데 이어 급기야 지난 2일에는 22차 교섭이 진행되는 가운데 정리해고 예정자 명단을 통보해 노조를 압박했다.
이에 노조는 즉각 전면파업으로 대응했고 사측은 지난 5일 새벽 2차 직장 폐쇄를 단행하는 등 팽팽한 대립이 이어져 금호타이어가 '제2의 쌍용차'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이번 협상은 노조가 정리해고를 백지화할 경우 무노동 무임금이나 정원 재배치 등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접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합의로 전날 개별 통보됐던 정리해고 예정자 명단은 백지화됐다. 잠정 합의안은 조만간 노조원 찬반투표를 거쳐 확정된다.
아주경제= 김형욱·이정화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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