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시설 재건 자취 없어"-美ISIS

2009-09-05 13:32

미국의 핵군축 싱크탱크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2007년 2·13 합의에 따른 불능화 조치로 불능화됐던 북한 영변 핵시설의 원자로와 파괴된 냉각탑이 복구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5일 ISIS에 따르면 미국의 위성사진업체인 디지털글로브가 8월 10일 북한 영변 핵시설 일대를 위성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 파괴된 냉각탑의 핵심 시설은 여전히 파손된 상태로 어떠한 재건 활동의 자취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변 핵시설 원자로의 냉각탑은 지난해 6월 27일 핵 시설 불능화 약속 이행 의지를 과시하는 이벤트로 북한이 세계 주요 언론을 초청한 가운데 폭파됐으며, 원자로는 6자회담 합의사항인 불능화 조치중 하나로 불능화 된 바 있다.

이번 위성사진 분석 결과로 미뤄볼 때 지난 4월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 채택에 반발해 불능화된 핵시설 원상복구를 선언했던 북한이 불능화된 시설 중 하나인 원자로 시설을 복구 하거나 폭파된 냉각탑을 다시 짓는 움직임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원자로나 냉각탑을 복구하지 않더라도 추가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불능화 조치에 따라 수조에 넣어 보관해오던 폐연료봉을 다시 꺼내 재처리 시설에 넣고 이를 가동시켜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

앞서 북한은 4일 유엔 안보리 의장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폐연료봉의 재처리가 마감단계에서 마무리되고 있으며 추출된 플루토늄이 무기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의 북한문제 소식통은 이번 영변 핵시설 사진과 관련, "북한의 재처리 시설 원상회복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영변의 원자로를 가동하기 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북한이 어제 발표했던대로 폐연료봉 재처리가 마감단계이고 플루토늄이 무기화되고 있다는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을 경우 재처리 시설은 다시 가동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식통은 특히 "플루토늄 핵무기 개발용인 영변 핵시설을 본격 복구하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우라늄 농축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결속단계에 들어섰다는 북한의 주장을 잘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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