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기업의 힘은 현장·기능인력"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이 열리는 캐나다 캘거리를 4일 오전(현지시각) 전격 방문해 "제조업의 힘은 현장이고, 현장의 경쟁력은 기능인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캘거리 스탬피드 파크에서 열리는 이 기능올림픽(World Skills Calgary 2009)은 삼성전자가 공식 후원하고 있다.
이 전무는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주요 종목의 경기장을 둘러보고 나서 11시께 기자들을 만나 "7년 전 일본의 반도체 설비 협력업체에 갔는데 국내외 기능대회에서 입상한 이들의 상장과 표를 진열해놨더라"며 "회사가 현장의 기능인력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에 그때부터 기능인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능인력은 연구개발의 성과를 제품으로 구현하는 숙련된 기술자들을 말한다.
국내 기업들이 기능인력을 경시한 면이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마케팅과 경영도 중요하지만, 제조업의 힘은 역시 현장이다. 지금까지는 현장보다 다른 것을 중시했던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IMF 외환위기 때에는 분사(아웃소싱)를 했는데 지금 와서 핵심기술은 다시 본체로 흡수하고 있다"며 "휴대전화기 뒤에 무늬 들어가는 것, 그것도 바로 금형(金型, 금속으로 만든 거푸집)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금형, 사출, 선반 등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 아니겠느냐. 그런 사람을 챙겨보려고 기능인력 후원을 시작했으며 이는 회사가 잘되는 것뿐만 아니라 국민이 모두 잘살도록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 세대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사회에 나올 기회를 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지난 기능올림픽 금형 종목에서 한국을 이겼다고 NHK가 한 시간 동안 특집 방송을 했다. 기능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국내 기술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전반적으로 기술 수준이 높아질 것이다"라며 기능올림픽에 대한 관심도 촉구했다.
삼성이 세계적 불황에도 거대한 영업이익을 낸 것과 관련해서도 "수출을 하는 제조기업이 다 잘되지 않았느냐"며 "우리나라는 결국 제조업이고 다른 나라보다 위기를 빨리 극복해가는 것은 산업 구석구석에 있는 기능인력의 저력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일이 많은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는 사는 게 피곤하다고 불평할 자격이 없다"며 "부담스럽지 않다고 한다면 거짓말이지만 운 좋게 좋은 부모를 만나고 훌륭한 선배(경영진)를 많이 만나서 혜택을 많이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선수단을 격려하고 경기장을 둘러보고 나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09에 참석하고자 캐나다를 떠났다.
삼성 측은 국내외 기능경기대회를 지원하면서 입상자를 특별채용하는 방식으로 최고 기능인을 확보하고 있으며 기능인력에 대한 지원 규모를 앞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