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7개월 만에 ‘주식부호’ 1위 탈환
2009-09-03 13:33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이 7개월 만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을 제치고 주식부호 1위 자리를 다시 꿰찼다.
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700개 상장사 대주주와 특수 관계인이 보유 지분 가치를 2일 종가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정 회장 지분 평가액은 4조2019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 2월 차명으로 보유하던 삼성전자와 삼성SDI 주식을 실명 전환하면서 주식부호 1위 자리에 올랐던 이 전 회장은 4조1380억원으로 2위로 밀려났다.
정몽구 회장이 다시 선두에 오른 것은 그룹 대표 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가 연일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일 전날보다 0.87% 오른 11만5000원을 기록하며 전일에 이어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장중 15만원을 기록하며 신고가를 경신한 모비스도 3.58% 올라 14만4500원을 기록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각각 1139만5859주, 677만8996주씩 보유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은 삼성전자가 이날 1.88% 하락한 78만4000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삼성물산, 삼성증권, 삼성화재 주가가 떨어지면서 보유지분 평가액도 소폭 감소했다.
현재 정 회장과 이 전 회장의 지분가치 격차는 불과 639억원이다.
따라서 계열사 주가 등락에 따라 다시금 순위 교체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내외 증권가에서 삼성전자 적정가를 최대 100만원까지 전망하고 있어 언제 또 주식부호 1위 자리가 바뀔 지는 예측 불가능하다.
주식부호 1위 다툼이 치열해질수록 두 거부 보유 지분 평가액도 계속 불어나고 있다. 정 회장과 이 전 회장 주식 가치는 연초보다 각각 127%와 192.9% 급증했다.
반대로 두 사람을 제외한 주식부호 지분가치는 제자리걸음 중이거나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주식부호 3위를 기록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지분가치는 현재 1조6755억원으로 연초대비 8.9% 증가하는데 그쳤다.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의 지분 평가액은 연초보다 오히려 12.4% 감소해 1조5394억원으로 집계돼 4위에 머물렀다.
5위 구본무 LG그룹 회장 지분은 올해 들어 80% 증가한 1조4926억원을 기록했고,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연초 대비 32.7% 상승한 1조3598억원으로 6위에 올랐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7위를 기록했다. 특히 정 부회장 지분은 연초보다 129.5%나 불어난 1조3595억원을 기록, 올해부터 부친인 정몽구 회장과 함께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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