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도프 폰지사기, "눈 뜨고 당했다"

2009-09-03 10:57
美SEC 감찰관, "결정적 제보 무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버나드 메이도프의 폰지사기를 적발할 수 있는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SEC가 메이도프의 사기행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풋내기 조사관들을 파견, 결정적인 제보를 간과한 채 메이도프의 거짓말에 놀아났다는 것이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코츠(사진) SEC 감찰관은 이날 낸 보고서 요약본에서 "메이도프의 사업을 주목해온 저명한 헤지펀드 운용자 등으로부터 적어도 여섯차례나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SEC가 철저하고 충분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메이도프로부터 SEC 조사관들이 자신의 사기 행위가 그대로 노출된 거래 기록을 조사하지 않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을 지낸 메이도프는 16년 동안 650억 달러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6월 15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통신은 이 보고서가 10여년간 수천명의 투자자를 속인 메이도프의 사기행각을 적발하는 데 실패한 SEC의 실책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의회도 코츠의 보고서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2월 진행된 메이도프 관련 청문회에서 SEC 조사관들이 답변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메이도프의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게 답변 거부 이유였다.

코츠는 SEC 고위 관계자들이 메이도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하게 실력을 행사한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또 메이도프의 조카딸과 연인 관계인 것으로 알려진 SEC 직원도 조사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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